15일 오전 전주 A 대학교 주변에 복사업소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길목. 복사업소를 나서는 일부 학생들에게 들려져 있는 것은 제본된 책이었다. 전공서적이나 교양과목들의 교재를 복사해 제본한 책들로, 불법복사물이다.

한 복사업소에선 입구에 제본 뜬 책자를 판매하는 안내글을 붙여놓기까지 했다. 대부분이 새 학기 교양과목 수강시 필요한 책들이었다. 2만원대의 대학교재를 싸게는 5000원부터 7000원까지 70~8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중이었다.

13학번 신입생 강모(20)씨는 “전공과목 1권 사는데만 3~4만원이 든다. 여러 권을 사야 되니 교재비용 부담도 만만찮기 때문에 교양과목을 위주로 제본한 교재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최근 새 학기에 접어들면서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불법복사물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대학교재 값이 비싼 탓에 저렴하게 판매되는 복사본 교재를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대학가 출판 합동단속 건수도 매년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적발된 출판 합동단속 건수는 모두 58건으로 5330점이나 됐다.

연도별로는 2010년 23건 290점, 2011년 17건 1979점, 2012년 18건 3061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대학가 주변에서 적발되지 않은 채 불법복사물을 판매하는 복사업소들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 학기일수록 불법복사물 판매는 뚜렷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771점이 적발돼 하반기 290점보다 10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문화부와 한국저작권단체협약회 저작권보호센터는 새 학기를 맞아 저작권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6주 동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신학기 출판물 합동단속’을 벌이는 중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출판합동 단속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저작권에 대한 복사업소와 대학들의 낮은 인식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저작권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강도 높은 단속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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