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대 ‘범진보’ 간 대결로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결국 보수진영이 대결집을 이뤄내면서 정권 재집권에 성공했다.
올 초만 해도 박근혜 대세론은 대선 정국 최강의 화두였다.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서도 박 후보의 적수를 찾을 수 없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및 선거막판 이정희 후보 사퇴, 새누리당의 불법선거 의혹 등으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보수·진보 지지층 결집으로 투표율 급등=제18대 대통령 선거 최종 투표율이 75.8%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70%대 투표율을 회복했다. 민주화로 대통령직선제가 부활한 이후 대선 투표율은 1987년 13대 때 89.2%를 기록해 가장 높았으며, 1992년 14대 81.9%,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재외국민투표 투표율이 71.2%로 높게 나온 데다 부재자투표 대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간 범보수대 범진보 양자대결 구도로 짜여지면서 양측 지지층이 확고하게 결집된데다 막판까지 오차범위내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발길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성향이 높은 2030 젊은층의 투표 참여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투표율 상승을 이끈 원인으로 분석된다.
▲2030 VS 5060, 상반된 투표 양상=이번 선거에서는 지역별, 세대별 지지 성향이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과 호남 표심이 극명하게 나누어지고, 40대 이하와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지지 성향이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박근혜 후보가 경북과 경남,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영남 전역에서 앞섰고, 충북과 충남, 강원과 제주에서도 문 후보를 앞섰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서울과 경기, 인천과 대전을 비롯해 전북과 전남, 광주 등 호남 전역에서 박 후보에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세대별로는 박근혜 후보는 60대 이상 유권자층에서 70%의 지지를 얻었으며, 50대에서도 6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후보는 4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 박근혜 후보에 앞섰다.
▲안철수 효과, 이정희 위력 없었다=이번 선거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지지 유세가 어느 정도 폭발력을 발휘할지,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집중 공략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의 활약이 어떤 효과를 나타낼 지도 관건이었다. 안 전 후보의 ‘공동유세’ 등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문 후보는 박 후보를 오차범위내로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선 종반에는 ‘이정희 변수’가 떠올랐다. 두 차례의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맹공하며 온라인 등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정권 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후보는 사퇴의 길을 선택했지만 이 역시 미풍에 그치고 말았다.
/김지혜기자 silver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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