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내 설치해 둔 일부 공중화장실의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가 구분돼 있지 않아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전주 대표 관광명소인 한옥마을에서 장애인에 대한 뒤떨어진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 주는 시설이 설치돼 있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6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한옥마을 내 공중화장실은 모두 12곳.

이 가운데 공중화장실이 설치된 공예품 전시관을 제외한 몇 곳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시설에 마련된 공중화장실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의 남녀가 구분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6일 오전 전주한옥마을 내 공중화장실을 살펴보니 경기전, 전통문화관, 한옥생활체험관 등의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 구분 없이 1곳씩만 마련돼 있었다.

화장실 내부에는 남자와 여자 변기를 구분해 놓고 각각 지지대를 마련해 놓은 곳도 있었던 반면, 변기를 구분해 놓지 않은 채 하나의 변기만 설치해 둔 곳도 여러 곳 눈에 띄었다.

현행법에 의하면 장애인용 대변기는 남자용 및 여자용 각 1개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 화장실은 이 규정 외에는 남녀 구분 없이 한 공간에 남자와 여자 변기를 마련해 두더라도 단속할 법적 제재 장치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한 일부 공중화장실에는 남녀 구분 안 된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자(45·경남 진주시)씨는 “전주한옥마을은 한국관광의별이자 대표 관광 명소인 만큼 잔뜩 기대를 하고 찾았는데, 문득 보게 된 남녀가 구분돼 있지 않은 장애인 화장실 보고 깜짝 놀랐다”며 “물론 전주 한옥마을에서만 있는 현상은 아니겠지만, 대표 관광 명소인 한옥마을이 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한옥의 특성상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별도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박아론기자·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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