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어두웠던 과거 잊고 희망을 노래해요”

지난 29일 오후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어린 학생들의 하모니가 전주시 송천동 소년원 대강당에 울려 퍼졌다.

바로 송천 정보 통신학교(교장 김만곤, 전주소년원)들의 합창단 ‘라온’의 노랫소리로 이들의 노래는 공연을 보는 다른 소년원 학생들과 법무부 소년보호위원, 멘토, 학무보, 교직원 등 200여명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이날 공연은 올해 2월 초 전주소년원이 학생 15명을 선발해 창단한 합창단이 갖는 첫 공연이었다.

라온이라는 이름도 순우리말로 즐거운 이란 뜻으로 지었고 아이들의 교육은 직접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한 담당 교사가 맡았다.

한 달에 2번, 오전 2~3시간에만 연습을 하고 일부 학생들은 합창이 싫다며 도중에 그만두기도 했다.

또 처음에는 화음도 맞지 않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서로에게 핑계를 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합창이라는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날 학생들은 1시간동안 합창곡 ‘이 세상 어딘가에’를 시작으로 미국민요, ‘도나로피스 파체’를 연이어 불렀고 다른 학생들은 현악 연주도 해냈다.

이모(16․중학교 과정))은 “처음에 테너가 무엇이고 합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으나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나만의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합창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합창을 담당한 김명한 교사는 “지도해보니 감성적으로 풍부하고 합창에도 뛰어난 자질을 가진 아이도 있었다”며 “이번 첫 공연을 시작으로 송년 공연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초청이 들어오면 기꺼이 합창공연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년원 김만곤 교장은 “학생들이 적은 인원이지만, 마음을 모아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내고 조화로운 화음을 이루어 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앞으로도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의 인성지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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