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살리라(완주 봉서골마을)

순박한 농심의 골짜기 마을 봉서골은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에 소재한 도계마을과 원간중 2개 마을로 174가구에 인구 484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봉서골이라는 마을 이름은 서방산 자락에 위치한 역사 깊은 절, 봉서사에서 유래된 것이다. 봉서(鳳棲)란 '봉황(鳳凰)이 품다(捿)'는 의미로 마을 지세가 봉황이 품고있는 듯한 형상이라고 한다.

봉서골 마을주민 대부분은 시설농업에 종사하고 대표적인 재배작물은 그 약효와 특별한 재배방법으로 버섯이라기보다는 약재로 알려진 상황버섯, 작목반원 모두가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무농약재배인증을 받은 유기농야채, 진한 향기와 아름다움을 뽐내는 프리지어와 국화이다.

전주시와 맞닿아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지세가 순탄하며 수원이 풍부한 탓에 옛부터 농경이 발달했으며, 특히, 그린하우스 재배는 전국적으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 마을 동쪽에 있는 서방산과 봉서산은 수목이 울창하고 산세가 수려한 것으로 유명하며, 그 기슭에는 신라시대 성덕왕 26년에 창건된 절, [봉서사] 라는 절이 있다. 봉서사는 오랜 역사와 신통한 불력을 지닌 유서깊은 절이다.

또한 봉서골 마을에는 유난히 전설과 일화가 많이 전해져 온다. 전해오는 전설을 들어보면 대부분 인물들과 관련된 것인데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과 함께 한시의 대가로 알려진 조선시대 문신 이서구와 봉서골에서 출생한 조선시대 8대 명창 중의 한명인 권삼득, 신비롭고 기이한 행적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스님 진묵대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봉서골마을 특산물

○상황버섯: 상황버섯의 이름은 본디 뽕나무(桑) 와 누런색(黃)에서 따온 명칭으로 "뽕나무에서 자라는 누런 버섯"을 일컬어 부르는 호칭이다.

상황버섯은 다년생 버섯으로 적갈색 또는 흙갈색을 띄는 단단한 버섯으로 뽕나무나 상수리나무, 참나무, 밤나무, 시무나무, 아카시아, 또는 상수리나무 등의 활엽수 줄기에서 야생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나무의 심재부까지 부식시키거나 살아있는 일부 조직에도 침범하여 균사체 조직을 침투 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상황버섯이 발생되거나 서식하는 곳은 주로 해발이 높은 활엽수 지대 양지에서 자생하고, 모든 버섯이 그러하듯이 상황버섯이 발생되는 나무도 비교적 크고 수풀이 울창해 그늘진 곳에서 생장되는 특성이 있어 고사한 나무 지상부 줄기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야생되는 버섯은 3~4년 동안 다년생으로 생장하며, 갓의 두께가 두껍고 색깔은 노란색이 진한 것일 수록 좋다. 이들에 대한 종류별 특징, 약효분류 및 형태 등에 대하여는 각국에서(특히 일본, 중국) 연구하고 있으나 체계적으로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아 나라에 따라서 견해 차이가 있다.

○ 유기농 야체: 유기농 야채란 유기농법에 의해 재배된 야채를 말한다. 화학비료나 농약 등의 첨가를 전혀 하지 않고 자연비료를 사용해 재배되어 우리 몸에 화학물질로 인한 이상이나 거부반응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자연식품을 접함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인체를 유해한 음식물로부터 보호하는 한 방법이다.

유기재배 배추는 조직이 치밀해 저장성도 높고 맛과 영양분이 월등히 우수하다. 김치냉장고에 저장시 6개월 이상도 가능하며, 너무 많이 익었다 하더라도 조직이 약해져 허물거리지 않는다고 한다.

유기재배된 배추와 시장배추를 비교한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유기농 야채가 우리몸에 중요하고, 꼭 필요한 성분인 식이섬유, 비타민C, 엽록소 등을 월등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누룽지: 누룽지는 보통 재래식 밥솥에 밥을 지을 때, 밥솥 밑바닥에 놓인 쌀이나 보리ㆍ콩 같은 것들이 그대로 밑바닥에 눌어붙어 된 것으로, 그 분량에 따라 쌀누룽지·보리누룽지·콩누룽지 등으로 부르고 있는 곳도 있다.

간식거리가 귀했던 시절, 누룽지는 맛이 있고 고소하며 또 먹으면 배도 불러, 누구나 이를 좋아하였고, 아이들이 많은 집에서는 간식거리로 밥을 지을 때 일부러 밥을 눌려 누룽지를 많이 긁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과자나 빵, 그 밖의 간식거리가 많이 선보이고, 또 밥을 짓는 데도 예전처럼 재래식 밥솥을 쓰지 않고 전기 밥솥이나 간단한 알루미늄 냄비 등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아 누룽지를 눌리고 있는 집이 줄어들고 있고, 누룽지를 찾는 사람의 수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신 근자에는 누룽지를 본뜬 여러 가지 과자류가 나오고, 또 누룽지를 말려 식용유로 튀긴 누룽지튀김과 같은 먹을거리도 선보여 누룽지에 대한 추억을 더듬게 하고 있다.

▲천혜절경 속에 자리잡은 봉서골 서방점토, 봉서사

봉서사는 용진면 간중리 동쪽에 있는 서방산의 수목이 울창하고 산세가 수려한 기슭에 위치해 있다. 서방산 정산에 서면 김제평야가 한눈에 바라다보이고 맑은 날에는 서해바다가 바라다 보인다.

봉서사는 신라 성덕왕 26년(727년) 해철이 창건하였으며, 고려 공민왕때 나옹화상이, 조선시대 선조 때에는 진묵대사가 중창하고 이곳에 머물면서 중생을 교화하였던 유서 깊은 절이다. 1945년까지는 지방굴지의 대찰이었으나 6.25때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들이 완전히 소실되어 폐사되었다가 서호산 스님이 1963년에 대웅전과 요사체를 중건하고 1975년 삼성각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사찰에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108호인 진묵대사 부도를 비롯 몇 기의 부도가 있다.

이 절에는 진묵대사와 해인사 대장경에 얽힌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 절에서 수도하던 진묵은 자주 해인사를 내왕하면서 대장경을 모두 암송하였다 하며 하루는 제자를 데리고 급히 해인사로 갔는데, 그날밤 대장각 옆에서 불이 나 도저히 끌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진묵대사가 솔잎에 물을 적셔 불길이 번지는 곳에 몇 번 뿌리자 갑자기 폭우가 내려 불길이 잡힘으로써 대장경판의 위기를 모면하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한 진묵대사가 지팡이로 바위를 뚫어 발견했다는 약수터가 있는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약수맛에 끌려 자주 찾는다고 한다. /완주=임연선기자ly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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