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전례 없는 대규모 단전사태로 혼란에 휩싸였다.

KEPCO(한국전력공사) 전북본부는 15일 “전국 예비전력이 4000MW 이하를 기록함으로써 이날 오후 3시 15분부터 도내 일부지역에 부하차단을 실시했다”며 “이번 부하차단은 늦더위에 따른 수요급증으로 기인한 조치로, 전국적으로 실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전주와 군산, 익산과 부안, 정읍, 남원, 순창 등 7개 지역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66개 선로에 대해 80MW씩 30분 단위로 단전을 순차적으로 실시했다.

갑작스럽게 전력공급이 차단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단전 여파로 도내 12만 가구와 교차로 신호등 및 대형마트 등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큰 불편이 이어졌다.

예고없는 단전에 도 소방본부 119상황실에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고 등의 피해신고가 폭주했다. 전주 완산소방서는 효자동 A 외과병원에서 수술도중 전력공급이 끊겨 위급하다는 신고를 받고서 비상발전기를 긴급지원했다. 이날 단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구조신고는 모두 27건이 접수됐다. 소방관계자는 “단전된 이후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등의 구조요청 신고전화가 폭주했다”며 “동시다발적으로 신고접수 돼 현장에 구조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또한 전주 완산구청 청사도 전력이 끊기면서 행정 차질이 빚어졌다.
도로도 신호등 점멸로 인해 교통이 마비됐다. 전주시 진북동 한국은행 앞 오거리에는 신호등이 점멸되면서 교차로를 지나려는 차량들이 뒤엉켜 교통이 마비되는 등 전주지역에서만 60개소의 신호등이 제기능을 상실하면서 혼선을 빚었다.

공장도 전력공급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익산 하림공장에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생산라인을 멈추는 등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또한 군산 산업단지에서도 일부 협력업체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피해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객들이 몰리는 대형쇼핑몰도 단전 피해가 잇따랐다. 롯데마트 전주점과 홈플러스 효자점, 세이브존 등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영업 손실을 입었다.

이번 단전은 한국전력이 부하차단을 실시하면서였지만, 사전 예고도 없이 빚어진 일로 전력공급이 중단된 지역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터라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력수급 비상으로 전력을 인위적으로 차단한 만큼 도심 신호등 점멸로 인한 교통대란을 예측해 사전에 유관기관과 정보공유로 이를 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함께 제기될 전망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저녁시간대로 갈수록 전력수요량이 떨어지면서 오후 8시쯤에야 정상적으로 전력공급이 이뤄졌다”며 “이번 단전은 수요급증으로 기인한 것으로, 고객들의 전기사용을 최대한 억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승만기자·na198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