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에게 있어 사진은 수단일 뿐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건축가에게 있어 사진은 수단이고 목표다. 22일부터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4실에서 열리는 은호석 사진전.

19일, 첫 개인전을 갖는 스물일곱 청년 은호석을 만났다. 전주대 건축학과 졸업, 건축사진 동아리 ‘무한대’ 회장, 전북미술대전 한국화부문 특선, 누드크로키전 참여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가 선보일 분야는 바로 ‘사진’.

“건축이 공간을 다루는 거잖아요. 그걸 하기 위해선 그리거나 찍는 과정이 필요했죠. 대학 때부터 아천 박태홍 선생님께 한국화를 배우고 건축사진 동아리에서 여러 구조물을 촬영하면서 기본기를 닦았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름대로 변형할 수 있는, 이야기를 부여할 수 있는 타 장르에 푹 빠진 탓이다. 건축가이자 사진작가, 한국화가로서의 삶을 꿈꾼 것도 이 때부터다.

그 시작을 알리는 전시에서는 전공과 특기를 결합, 평면적 혹은 회화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건축을 담는다. 군산 옛 세관, 정읍 김동수 가옥 등의 전북부터 일본 여객 터미널과 같은 해외까지 명소 30여 곳이 그 피사체.

‘고요Ⅱ’엔 한옥 한편에서 바라 본 기와가 있고, ‘기원’엔 하늘로 용솟은 굴뚝이 있다. 터미널 너머 바다가 보이는 ‘Frame'의 경우, 드넓은 바다와 청명한 햇살이 조화로워 마음에 든다고.

빛을 피한 채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봐서일까. 어둡고 강한 느낌이 든다 하자 “경관이 아닌 건물을 중요시하는 건축사진이기 때문”이라며 “빛을 절제하고 각도를 남달리 해, 시선을 모은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이요? 8월에 유학을 가는데…새로운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서요.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짓는 게 우선이지만 그 외의 것들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딱 보면 은희석 거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요.”/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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