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헤엄을 친다.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도 헤엄을 친다. 움직여야만 숨 쉴 수 있는 아가미 탓이다. 그려야만 성장하는 화가의 삶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24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아트 프로젝트 그룹 ‘상어’의 3번째 기획전 ‘面과 面(면과 면)’.

아트 프로젝트 그룹 ‘상어’는 서양화가 조 헌이 2009년부터 매년 치르는 비회원제 단체전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업 작가의 작품 1~2점을 토대로 한다. 이번에는 김성민 전량기 최만식 등 8명이 참여, 평면작 12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철규의 ‘상생-합’이 눈길을 끈다. 미술계의 경향 혹은 유행이라고 할 수 있는 금박 덕택이다. 현재의 물질만능주의는 ‘금’으로, 이에 따른 해결책은 ‘자연’으로 드러내 돈과 소나무 내지는 화려함과 순수함이 충돌한다.

‘그녀를 위한 집짓기’를 내놓은 고기현은 “전주에서 집 짓고 사는 게 꿈이지만 서울로 직장을 옮기게 된 애 아빠로부터 비롯됐다"면서 그녀만의 브랜드 ‘미키 마우스’가 잎사귀로 내딛다 꽃에 다다르는, 간절히 원하다 집을 갖게 되는 상황을 담았다.

서희화의 ‘happy-Dream1'에는 용솟는 새가 있다. 단추와 펜 뚜껑, 휴대폰 케이스처럼 다양한 실용품에 분홍을 덧입혀 동화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게 특징.

임대준의 ‘수묵이야기’는 주제보다도 물성에 치중한다. 오로지 먹만 칠하고 동그랗게 오려붙이는 등 수묵의 미학이라 할 수 있는 번짐과 스밈이 고스란하다.

조 헌은 “요즘 개념화, 고정화된 작품이 넘쳐나는 가운데 개성 있고, 자유로운 작가들을 선정했다”면서 “회화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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