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찻집에서 만난 김대건은 큼지막한 노트북 속, 작품을 설명했다. 입체작이란 생각에 크기가 얼마만 한 지, 실물로 볼 수 있을 지 물으려던 차, 웃지 못 할 일화가 이어졌다.

“전시장에 있으면 왜 만든 걸 안 갖다놓고, 사진으로 찍어놨냐고 물으세요.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오리고 붙인 평면작이라고 말씀드려도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죠. 이 분야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뭐….”

조각 등의 조형물이 아닌 디지털 인쇄물이었던 것.

김대건이 두 번째 개인전 ‘The Weight of Time(시간의 무게)’를 19일부터 8월 7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 전시관에서 연다.

‘The Weight of Time’ 시리즈의 일환으로 시간의 길이를 금속의 무게로 풀어내는, 볼 수 없는 걸 보게 되는 이른바 ‘물성 바꾸기’가 이뤄지고 있다.

“변치 않을 약속의 증표로 금속을 주고 받듯, ‘영속성’이란 측면에서 맞닿아 있어요. 문제는 소재인데, 오래된 사물이 좋을 거 같아 물고기, 기와에 이어 고목을 택했습니다.”

주왕산 왕버들나무를 모델링한 작품의 경우, 카메라에 담고 컴퓨터에 옮겨 금속을 입혔다. 덧입힐 시에는 녹이 슨 것, 이끼가 낀 것, 페인트가 묻은 것 등 지나치다 찍어놓은 것들을 사용했다고. 7점 모두 보고 찍은 것을 토대로 했다.

“대학 때부터 반 독학으로 미디어를 하고 있어요. 국내나 도내에서 대중화되진 않았으니까. 사진도 문인화도 아닌 미디어로 인정받을 날이 오긴 오겠죠?

작가는 원광대 서양화과, 오스 갤러리 큐레이터를 거치면서 미디어를 비롯한 회화, 디자인, 전시기획을 해 오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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