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ft(왼쪽), Right(오른쪽)?' 'Right, Left?'

저스틴(13)은 양 무릎을 번갈아 굽히더니 이내 넘어진다. ‘절’이라는 걸 태어나 처음 해 본 탓이다.

리디아(12)는 한국말이 서툴다. ‘방석은 얼굴과 같은 존재’라는 말을 듣고도, 두 발을 올린 채 미소 짓는 걸 보면 말이다.

몰라도, 못 해도 자신감도 최고, 분위기도 최고인 이들은 과연 누굴까.
미국 시애틀의 샛별전통예술단(The Morning Star)이 전주문화재단의 ‘한국전통문화체험’에 참여, 13일 동락원을 찾았다.

한국적인 음악 및 무용 단체이자 세계적인 선교단체로서 활동한 지도 어언 26년. 남편 최창효 목사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오고, 입양아 캠프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무용교사였던 최지연 단장은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그들을 본 후, 교회 한 편에서 가야금과 고전무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현재는 4세~70세 입양아와 해외동포 100여명이 활동 중이며, 전주에는 12세~32세 18명이 방문했다.

그들의 첫 임무는 한복을 입은 채 절을 하는 것.

무대 오를 때마다 입는 옷인지라 색다를 것도 없지만 “알록달록 화사해서 좋다” “밥을 많이 먹을 수 있어 좋다” 등등 사춘기 소녀다운 대답이 이어진다. 저고리 끈을 매주거나 삼삼오오 어울리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하다.

언어의 장벽을 느낄 즈음, 유독 한국어에 능통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가씨가 눈에 띤다. 최 단장의 딸이자 차기단장 후보인 최시내(32)다.

“우리말을 하고,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 음악을 듣고…그것이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이죠. 어제는 땅끝 마을에 가서 통일을 염원하기도 했어요. 국적은 미국이지만 태생은 한국이니까요.”

이들은 한방체험과 한옥마을 답사, 공연을 거쳐 18일 아프리카로 출국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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