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현재에도 꿈꾸던 안분지족(스스로 만족할 줄 앎)의 삶. 다다를 수 없었기에 더 다다르고 싶은 그 곳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는 이가 있다. 김길남 수필집 ‘계영배를 곁에 두고(도서출판 북 매니저)’.

이 책은 2008년부터 써 온 글들을 모은 것으로, 화자를 둘러싼 세상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주제를 담은 1부 ‘나는 누구인가’에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내 “진정한 나를 찾으려면 일단 나를 버려야 한다”며 “가득참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처럼, 넘쳐흐르는 욕심을 자제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자아를 만들기도 없애기도 하는 것이 바로 탐욕임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2부 ‘50년만의 해후’에서는 아궁이, 사랑방, 고구마와 시래기,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등 정겨운 것들에 대한 추억을 풀어낸다. 이어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다룬 3부 ‘짧은 만남 이후 긴 이별’, 4부 ‘진수성찬’, 5부 ‘걸을 수만 있어도’가 계속된다.

또 6부 ‘전주에 사는 기쁨’에서는 맛난 전라도 음식에서부터 판소리, 태조 어진, 완산칠봉 까지 정겨운 우리 지역을 소개하지만, 마지막 7부에서는 다시 원점이다.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항상 못 사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수필가 김길남은 교직에 몸담았으며 2008년 대한문학으로 등단, 전북문인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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