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을 전공한 사람이 보고 평가하는 공연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봤을 때 쉽게 이해하고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 진짜 무용인 듯 하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영웅 300인’에 선정된 바 있는 우석대 무용학과 양순희(51·사진)교수의 ‘하늘만큼 땅만큼∥’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수로부인’의 초연 공연이 마련된다. 오는 21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수로부인은 신라 중대의 미인으로 순정공(純貞公)의 부인이자 향가(鄕歌)인 ‘해가 海歌’와 ‘헌화가 獻花歌’의 주인공으로 설화 속에서 미의 여신으로 불린다. 이러한 우리 설화를 바탕으로 현대무용을 한국적인 색깔로 덧입혀 올려진다.

청호무용단을 이끌며 수로부인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양 교수의 이번 무대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수로부인’ 설화를 원작으로 현대무용을 극적으로 풀어낸다.

지난해 ‘하늘만큼 땅만큼’ 첫 번째 이야기 ‘바리데기’를 무대에 올려 호평을 이끌어냈던 공연과 함께 이번 무대에서도 어떻게 극이 이끌어낼지 주목되는 가운데 수로부인을 회상하기 위해 첫 등장은 일반인 할머니를 모셔 퍼포먼스 형식으로 꾸려진다.

일반인의 등장으로 공연의 시작이 더욱 친밀감 있게 다가오면서 극의 사실성도 보태진다.

“진정성 있는 감정이 실리기 위해 등장하는 할머니의 섭외는 복지회관에서 오디션을 거칠 예정인데 함께하고자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신중히 고려중이다”고 설명한다.

이어 검정색과 하얀색 한지를 가지고 형상화해낸 무대에 수로부인이 등장하는데 탑돌이를 하며 슬픔을 행복으로 비는 장면은 종교적인 색깔이 아닌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직접 무대에 서는 만큼 여러 가지를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 양 교수는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등 꼭 한가지만 고집하는 것보다 현대무용이지만 국악창작곡을 선별해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정통성이 없다고 누군가 나에게 당신 춤의 장르는 뭐냐고 물으면 ‘양순희 춤’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앞으로 “우리 것의 깊이 있는 의미를 찾아 담아낸 설화 중심의 현대무용공연을 계속적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연의 대본은 남편인 김영민 우석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맡아 찰떡 호흡을 자랑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5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