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봄이 춘향이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흥부의 계절일 터. 국립민속국악원이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남원 사랑의 광장 야외무대에서 ‘신판놀음 흥부전’을 연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남원 흥부제’에 맞춰, 판소리 흥보가를 토대로 한 무대를 꾸려왔다. 해학적·풍자적인 틀은 유지하면서도 2008년 무용·가야금 병창, 2009년 ‘흥부 박 타는 대목’ 단막창극, 2010년 본관 상설공연 ‘신판놀음’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온 것.

이번 ‘신판놀음’에서는 창극과 판소리를 교차해, 보고 듣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 문을 여는 ‘판굿과 춤판’에서는 우리네 가락 속 소고춤, 장구춤, 북춤 등 개인놀음으로 흥을 돋운다.

창극에서는 마당쇠 글 가르치는 데서부터 흥부 집터 잡는 대목까지를 들려준다. 글을 가르쳐 달라놓고 놀부를 약 올리는 마당쇠, 집터를 잡아주는 스님은 창과 대사, 몸짓으로 거듭난다.

‘얼씨구나 절씨구 돈 돈 돈 돈 어허 돈돈 돈봐라’ 흥보가 중 ‘돈타령’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인 박양덕 명창의 소리로 만나본다. 이어지는 창극은 ‘놀부 박타는 대목’. 사당패와 각설이패의 소란은 백미 중의 백미다.

신승섭 국립민속국악원 담당은 “완판은 아니지만 눈대목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면서 “창극의 판소리성을 강화하고 극을 빠르게 전개함으로써, 한 편의 연극처럼 편안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 문의는 620-2322./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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