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조각가들이 서울 인사동에 모였다?!

시대정신의 14번째 전시회 ‘비화전’이 27일까지 서울인사아트센터 1실인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전북대 조각 전공자 50여명이 모인 ‘시대정신’은 지난 4월 한 공모에 당선됐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마련한 ‘수도권 전시 공간 대관’이 바로 그것.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 인근의 공간을 빌려주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 작가들의 역량 강화 및 중앙 진출을 돕는다.

시대정신 김선준 회장은 “정기 전시회를 전북이 아닌 서울에서 갖게 되어 뜻 깊다”면서 “통일된 주제를 정하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답했다.

‘비화전’은 말 그대로 비밀스러운 이야기. 결과물뿐만 아니라 준비과정 또한 풀어내자는 취지로 조각 19점을 선보인다.

그 중 온승현의 작품은 스패너(spanner)를 내세운다. 힘없는 대중을 나타내는 볼트는 소수의 권력자인 이 공구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그러다 끊어진 스패너는 현실을 신랄히 풍자한다.

또 임학영의 ‘아스팔트 포장’은 원료인 아스콘을 사용, 현실감을 더한다. 사람의 편안함을 위해 수없이 깔아 놓은 아스팔트 포장은 과연 득인가, 독인가. 도로 위 예쁘게 포장된 선물이 우리에게 묻는다.

눈에 띠는 작품으로는 서정아의 ‘open one's heart'을 들 수 있다. 쩍 벌린 채 무릎을 꿇은 다리, 바닥을 짚은 두 손에 더해지는 혓바닥이 아닐 듯 어울린다. 그 어느 부분보다도 자유로운 방향성을 지닌 혀는 거침없이 내뱉고픈 심정을 대변하듯 큼지막하다.

이 외에도 검정·붉은 돌로 연을 형상화한 김선준의 ‘Bird', 뾰족한 담벼락에 매달린 아이를 담은 황유진의 ’불안에 서다‘, 생생한 미소를 짓는 각목 인형이 매력적인 김인혜의 ’Smile Syndrom' 등을 만나볼 수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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