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달 새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산업단지가 교통신호기를 비롯한 각종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죽음의 산업단지’로 전락하고 있다.<관련기사 9월 28일자 4면보도>

특히 지난 26일 교통사고로 7명이 숨진 가운데 관계기관들은 시설확충을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확인돼 미리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8일 전북지방경찰청과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주요 교차로 모두 45곳 가운데 교통신호기가 설치된 곳은 26곳으로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 산업단지 내 교차로에서는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9명의 운전자와 승객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6일 오후 1시 35분께 군산시 비응도동 열병합발전소 네거리에서 트라제XG 승합차와 23t트럭이 충돌해 승합차에 타고 있던 7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달 15일과 22일 산업단지 내 교차로에서 잇따른 교통사고로 2명의 운전자가 숨졌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교차로 상당수는 대형트럭들의 통행이 빈번하지만 교통신호기가 점멸되거나 없는 곳도 있어 관계당국의 미흡한 교통정책이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제한속도를 80km/h로 정해 과속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어 공장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부지에 잡풀들이 성인 키높이만큼 자라면서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찰은 지난 4월 산업단지 내 사고위험이 높은 교차로 5곳을 선정, 군산시청에 공문으로 교통신호기 설치를 건의했지만 시가 예산부족의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형사고로 관계기관이 사고 발생구간 및 산업단지 내 교차로 5곳의 교통신호기를 10월말까지 설치 완료하겠다는 계획 의사를 밝히면서 사고발생을 ‘수수방관’ 했거나 ‘늦장 대응’에 나섰다는 책임으로부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관계자는 “해당 교차로는 선박을 제조해 운반하는 지역이라 회전식 신호등만이 설치가 가능한데 설치비용이 보통 신호기 설치비용보다 2배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예산문제로 미뤄졌다가 최근 추경예산이 잡혀 10월에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교차로는 선박블록 등의 중장비를 실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기 때문에 신호위반과 과속차량을 단속할 수 있는 다기능 단속카메라 설치도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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