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연극계의 1세대이자 대부인 故박동화(1911~1978)선생의 연극을 향한 집념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사)동화기념사업회(회장 문치상)에서 나온 ‘끝나지 않은 독백’은 박동화 선생의 삶과 연극에 관련한 기록을 담은 이번 문집으로 그동안 박동화 선생에 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담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후배들이 만들어낸 첫 번째 책이다.

문치상 회장은 “이번 문집에는 박동화 선생님의 삶과 연극 관련 자료들을 모아 독백의 여운을 전하며 전북 연극을 이끈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선생의 연극과 인생기록을 비롯해 후배들이 기억하는 박동화의 모습도 함께 담아냈다.

후배들이 기억하는 박동화 선생은 여간 깐깐한 선배가 아니였다고 한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고 연습과정에서는 호랑이셨고, 연습을 게을리 하는 학생들에게는 호된 꾸지람과 함께 지독한 연습벌레가 되길 강조했다고 한다.

故박동화 선생은 일제 강점기 서울과 목포, 군산, 신의주 등지에서 활동하다 1950년대 전주 중노송동에 정착, 전북연극계를 이끌어 왔다. 1959년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전북연극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와함께 그의 대표작인 ‘나루터’는 1960년대 전주에서 창작극회를 창단한 박 선생의 연극관이 극명하게 담겨진 작품으로 1976년 전국 연극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명작이다. 초연당시 새마을운동으로 대변되는 70년대 사회상을 잘 표현한 수작으로, 당시 개발논리에 밀려 생업을 버리고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실향민의 아픔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 작품은 지난해 후배들이 추모 30주년을 맞아 공연한바 있으며 선생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공연과 함께 기록을 통한 문집 발간도 함께 이뤄진 셈이다.

이 책은 연극같은 인생을 살다간 박동화 선생의 연극관을 비롯해 시작이 반이라는 믿음으로 전북의 연극의 터를 닦아온 선생의 기록을 후배들이 풀어나간다. 선생의 연극 일대기를 담고 있지만 그 당시의 시대상도 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문치상 동화기념사업회 회장은 “앞으로는 1991년 발간된 박동화 희곡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에 발표되지 않은 작품을 정리하여 제 2집으로 발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첫 번째 문집인 이번 책에 이어 발표되지 않은 작품을 계속 발굴하여 희곡 이외의 시, 소설, 수필 등도 찾아내 ‘박동화문집 시리즈판’을 발간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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