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전북교육 희망의 대전환’을 외치는 그에게는 능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바로 ‘소통하고 협력하라’, ‘기초학력은 물론 학력을 끌어올려라’, ‘미래교육 환경을 갖춰라’다. 
서 교육감은 선거를 치르고, 당선인을 거쳐 교육감이 된 자신에게 거는 도민의 염원이라고 설명했다.
4년의 임기 중 100일의 발걸음을 뗀 그에게 전북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100일의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북교육을 바꾸고 살려내라’는 도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아 ‘학생중심 미래교육’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 온 시간이었습니다. 
산적한 교육 현안을 해결하고, 전북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뜻을 모아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지자체, 지방의회, 지역대학, 지역정치권과도 공조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탄탄한 교육협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소통과 협치의 전북교육, 실력과 인성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통해 도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드리는 전북교육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100일간 특별히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함열여고 학생에게 손 편지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핑크색 편지지 3장을 빼곡하게 채운 손 편지를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편지에는 함열여고의 다양한 활동들이 소개돼 있었고, 교육감인 저를 초대해 이러한 활동을 공유하고 응원받고 싶다고 쓰여있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 학생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8일 함열여고를 찾아갔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교사가 함께 마련한 톡톡 콘서트에 참석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민주적 학교 운영을 실천하고 있는 교육공동체의 노력을 격려했습니다. 
건강한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전북대 총장으로 8년, 대학교수로 35년을 재직하셨는데, 이런 경력을 뒤로하고 유·초·중등교육 수장인 교육감을 선택하신 이유는.
△전북의 인구는 전국 대비 3.4%이지만 전북의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0.9%에 불과합니다. 한 마디로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현재보다 더 나아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전북의 미래인데 아이들의 실력마저 전국 최하위권으로 뒤처지고 전북교육이 전반적으로 침체돼있어 너무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교육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고 전라북도의 미래를 바꾸고 더 나아가서는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전북교육이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아이들과 전북의 미래를 바꾸고 싶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있습니다. 

-‘학생중심 미래교육’ 슬로건의 의미는.
△모든 교육정책의 중심에 학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중심’은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두는 것입니다. 모든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학생에게 꼭 필요한 정책인지, 유익한 정책인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미래교육’은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갖춰야 하는 미래의 가치와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입니다. 학생 한명 한명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우는 교육, 하나의 길이 아니라 천 명의 학생에게 천 개의 길을 열어주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교육계 화두는 ‘미래교육’인 것 같습니다. ‘미래교육’은 무엇인지요?
△‘미래교육’은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을 탄탄히 한 토대 위에 미래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역량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미래역량은 창의력, 소통능력,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 예술적 감수성, 자기주도성입니다. 
‘미래교육’은 교실혁명을 통해 실현됩니다. 교실혁명의 핵심은 수업혁신이고, 이를 위해 교사 전문성 신장이 필요합니다. 
생애주기별 교사 연수, 교과연구회, 수업동아리 등을 확대 지원하고, 수업 나눔을 활성화하여 학생 맞춤형 수업, 창의?융합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또 미래교육환경을 구축하고, 학생들이 에듀테크를 수단으로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혁신학교와 미래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미래학교는 혁신에 미래를 더한 학교입니다. 
‘수업혁신, 학교자치, 민주적 학교문화조성’ 등 혁신학교의 가치는 이어갑니다. 나아가 미래학교는 기초·기본학력의 탄탄한 토대 위에서 학생들의 미래역량 함양을 위한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의 성장을 지원합니다. 학생이 배움의 주체, 삶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개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합니다.
혁신학교 조례에 따라 10월 초 혁신, 혁신+학교(전북미래학교) 공모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후 혁신학교, 혁신?학교는 미래학교의 한 유형으로 전환·운영됩니다. 혁신+학교는 지역 기반 교육과정 등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 과업을 수행하고 있어, 이 운영사례가 미래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단위학교에서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 교육주체의 필요와 요구, 기존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에듀테크 기반 조성과 학교 공간 재구조화 등 미래교육환경 구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사회와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며 공동체적 삶, 지속가능한 생태적 감수성을 함양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미래학교의 가치가 될 것입니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중점 추진할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기초학력은 살아가는 힘이므로 인권의 문제입니다. 기초학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이유가 누가 더 건강한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통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이듯 기초학력 진단평가도 줄 세우기가 아니라 진단이 목적입니다. 
진단평가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실시하고, 다양한 진단도구를 제공해 학교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학습지원을 제공할 것입니다. 평가 결과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제공합니다. 
2학기부터 ‘기초학력전담교사’를 100여 명으로 확대해 기초학력을 확실하게 챙기겠습니다. 문해력과 수리력의 기초를 다지는 초등학교 2학년은 ‘집중지도학년제’로 운영합니다. 이미 초·중·고등학교 기초·기본학력 신장 지원을 위한 자문단을 구성하여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지역교육지원청에는 ‘학력지원센터’를 설치해서 현장 교사 중심으로 구성된 수업·평가지원단을 두고 학교별, 학생별 맞춤형 학력 지원을 하겠습니다. 교육지원청마다 공간을 확보했고, 인력 배치와 운영 방안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도 연계해 지역에서도 학생들의 기초학력 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농촌유학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계시는데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지난 8월 31일 전북교육청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전라북도청, 재경전북도민회와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체계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전북의 농촌유학은 자연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학생중심의 교육입니다. 또한 무주 태권도, 익산 웅포 골프, 남원의 판소리, 진안 아토피 치유, 완주 로컬푸드 및 생태 등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소질과 특기를 신장시키게 될 것입니다. 
10월부터 서울에서 27명의 학생들이 진안 조림초, 임실 지사초 등 6개 학교로 전학을 와 농촌 유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도시의 학생들에게는 농촌유학을 통해 공동체의식과 생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농촌지역 학생들은 또래 관계형성, 협력학습 등을 통해 사회, 문화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지역과 도시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사람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학교와 지역이 상생할 수 있도록 손잡고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12년 만에 인사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합니다.
△현재 교원인사를 비롯해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직에 이르기까지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사제도 개편은 공정한 인사를 통해 교육공동체의 인사 만족도를 높이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배치해 전북교육 정책 추진에 힘을 싣기 위함입니다. 또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우대받는 공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교원인사제도 개선 TF에는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교(원)장, 교(원)감, 교사, 교원단체 및 교사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승진과 전보 관련한 1차 기초 설문조사와 개선안에 대한 공청회, 2차 설문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최종 개선안을 확정합니다. 대규모 학교 근무 기피현상, 담임기피 및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 해소 등이 주요 내용이 될 것입니다.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편 TF 역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오는 10월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을 종합해서 격무부서 근무 기피 현상, 5급 역량평가 등 그동안 인사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사항들을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교권침해 예방과 교육활동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북교육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요?
△교육활동 보호는 최근 교육현장의 중요한 이슈입니다. 교육을 담당하는 제1주체는 교사입니다. 교권이 흔들리면 수업이 흔들리고 학생지도가 어려워집니다. 
전북교육청은 교권과 학생인권의 조화와 균형을 맞추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교육활동보호 정책을 수립하고자 이미 지난 9월 초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교육부는 교권보호를 위해 지난 29일 ‘교육활동 침해 대응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학생의 인권과 교권이 상호 존중되는 교육활동 보호방안으로 전라북도교육청의 방향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제화하고, 심각한 수업방해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 유형으로 신설, 침해학생과 피해교원 즉시 분리, 교원의 피해비용 보장과 법률상담 지원 확대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전북교육청은 앞으로 수업 방해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피해교원 중심의 보호를 강화하며, 침해학생 및 보호자에 대한 조치도 강화해 가겠습니다. 또한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추가 설치하여 학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최근 가칭 동부산악권 특수학교 설립 부지 확보했습니다.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가칭 동부산악권 특수학교는 장수군 계북면 원촌초 폐교 부지 등을 활용해 202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해왔습니다. 
주변 사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교에 차질이 우려됐으나 최근 부지 확보에 성공하면서 ?예정대로 2022년 설계 공모, 2023년시설공사를 거쳐 2025년 3월 총 10학급 규모로 개교할 예정입니다.
동부산악권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해당 지역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원거리 통학 불편 해소는 물론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취업 지원 및 자립 기반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전주에는 옛 전주 자림학교 부지에 직업중점형 특수학교를 설립하고, 군산 동(북구)권역에도 특수학교를 신설해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도록 할 것입니다.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전주시 중학교 2곳을 폐교해야 하는데,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에코·만성지구 학교 신설을 위한 전주시 중학교 2개교 적정규모화 조건부 승인은 당초 2020년 3월까지가 시한이었다가 올해 12월까지 완료하도록 유예 기간 연장이 이루어졌습니다. 
취임한 이후에서야 본격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합니다. 학교를 폐교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주체, 지역주민, 동창회 등의 반발이나 상실감에 앞서 학생들의 배움의 터전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 중심에서 본다면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폐교가 아닌 초·중통합운영학교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일 부지내 위치한 초·중학교 중 학생 수를 기준으로 2개교를 선정해 교직원, 학부모, 학교운영위원회를 대상으로 통합운영학교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통합운영학교로 전환되면 교명은 그대로 유지되고, 교장 1명에 초등, 중등 교감이 배치됩니다. 
통합운영학교는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맞춤형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예산도 10억이 추가로 지원되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활용되게 됩니다. 
통합운영학교 운영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도 우선 지원됩니다. 해당 학교들의 교육주체들과의 협의와 합의가 잘 이루어져 통합운영학교로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주요 공약 중 ‘글로벌 학생해외연수’ 추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가 큽니다.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요.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우리 학생들에게 외국어 실력은 물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 사업은 지자체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임기 내 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게 됩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 학생 해외연수가 늦춰지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9월 17일 직업계고 학생 30여 명이 호주와 독일로 글로벌 현장학습을 떠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글로벌 현장학습이 3년 만에 재가동된 것입니다. 
내년에는 일단 천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해외연수를 진행합니다. 해외체험학습, 국외현장체험학습, 학생중심 평화교육 교류, 해외 인턴십 등으로 시행되며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해외연수에 앞서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국제교류 수업을 10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중·고 5개 학교에서 해외학교와 원격 화상 공동수업을 하고 학생 교류를 시작한 것입니다.
전주자연초, 전주근영중, 고창북고, 전북외국어고, 신흥고 등 5개교는 뉴질랜드, 일본, 독일, 호주, 중국, 프랑스 등 6개국의 학교와 온라인 국제교류 수업을 진행합니다. 
AI 기반의 영어교육 프로그램과 공동수업 프로젝트 운영비 등을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내년에는 초·중·고 42개교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바로 국제교류 학교를 시작으로 호주, 미국, 캐나다, 독일, 베트남, 중국, 일본 등 학생 해외연수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전북도민과 교육가족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모두를 위한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경청과 소통을 토대로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자 합니다. 교육계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소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큰 조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권력이나 권한이 아닌 섬김의 리더십과 헌신을 기반으로 한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전북의 미래를 위해 대화와 소통, 변화와 혁신으로 전북교육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전북교육 희망의 대전환에 도민 여러분과 교육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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