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의회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시민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국외 연수비용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산 삭감보다는 제대로 연수를 진행해 시정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원시의회는 최근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의원 및 수행 공무원 국외 여비 등 9400만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삭감한 예산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편성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평기 의장은 “경기침체와 금리상승, 쌀값 폭락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돼 지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의원들의 뜻을 모아 국외 연수비 등의 예산 삭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시민들의 여론이 곱지 않은 건 사실이다. 연수라기보다는 목적 및 계획이 불분명한 관광성 외유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개발 테마나 사업계획과 연관된 곳을 택해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연수를 진행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관광사업 진흥을 꾀하고 있는 남원시의 입장에서는 현재 사업의 찬반 논란과 함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지리산 산악철도 개발과 유사한 곳을 연수지로 택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본래 산악철도는 관광객을 통한 수익성 추구보다는 산악지형에 접근이 어려운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의 관광기회 제공이 목적인 사업이다. 수 시간을 걸어 험한 산봉우리를 찾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보편적 관광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환경파괴 논란이 늘 따라다닌다.

지리산은 대한민국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철저한 연구와 사전검토 없이 산악철도를 연결했다가는 환경파괴와 경제적 실패라는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실제 국내외에서 케이블카나 산악철도 등이 실패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리산 산악철도만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매우 힘들고 비관적이며, 산악철도를 뒷받침할 인프라 조성이 뒤따라야 한다. 무주 향적봉, 설악산 대청봉 케이블카 등은 출발지에 대단위 숙박 및 인프라가 형성돼 있다.
스위스의 융프라우나 체르마트, 프랑스의 샤모니, 오스트리아의 샷베르그, 미국의 콜로라도 파익스피크 등 유사한 사례와 가볼만한 곳은 많다.

이들 지역은 교통 및 차별화된 기후, 지형 등으로 관광객의 감탄을 자아내는 시설들이다. 이런 곳을 찾아 면밀히 살펴보고 남원시의 산악철도 개발사업에 의견을 개진한다면 연수의 본래 목적 달성은 물론 시의 개발계획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일을 안 하겠다면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맞겠지만, 제대로 일을 하겠다면 예산 삭감은 재고해볼 일이다.                                 /김수현 서남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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