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식물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 유전자를 편집한 배추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24시간을 주기로 자전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하루를 주기로 생리활성을 조절하는 생체리듬을 가지며, 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생체시계 유전자’라고 한다.
‘생체시계 유전자’는 한곳에서 이동 없이 평생을 사는 식물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능 요소이다. 해가 떠 있는 동안 광합성을 하거나 병해충의 공격이 빈번한 시간대에 방어 물질을 분비하는 것, 기공을 여닫아 수분을 조절하고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 얼어 죽지 않도록 체내 지방과 탄수화물을 저장하는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생체시계 유전자를 조절해 식물이 생산하는 물질의 양을 가감하거나 기온과 수분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게 하고 병해충 피해를 줄이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9)으로 배추의 생체시계 유전자를 편집해 배추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육종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수행됐다.
생체시계 유전자 중 하나인 PRR1(peseudo response regulator)은 고온과 저온에서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과 광합성 산물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추에는 두 개의 PRR1(PRR1a, PRR1b)이 있는데, 유전자 가위 시스템으로 PRR1a 편집 배추와 PRR1a, PRR1b를 동시에 편집한 배추를 개발했다. 
그 중 PRR1a가 편집되면 새싹의 하배축이 길어지고 생체리듬 주기가 3시간 빨라지는 것을 확인해 PRR1a가 배추 생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배축은 발아하고 있는 어린 식물의 뿌리와 떡잎 사이 부분이다.
이렇게 개발된 배추를 대상으로 고온기 생육과 결구, 추위로 입는 피해 등 극단적인 온도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과 저항성을 비롯해 대사산물과 글루코시놀레이트 등 기능성 성분 변화를 검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농진청 생명소재공학과 이시철 과장은 “이번 연구로 배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육종 전략으로 생체시계 유전자를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윤홍식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