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법연화경 권제1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김경호가 14일부터 20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사경전 ‘묘법연화경 권제1’을 연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옮겨쓰는 일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묘법연화경’은 법화삼부경의 하나로, 가야성에서 도를 이룬 부처가 세상에 나온 본뜻을 말한 것이다. 모든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존귀하게 여겨진다.

김경호 사경장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묘법연화경’은 재조대장경(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저본으로 하고, 국보 제234호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등과의 대교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김 사경장은 권제1를 백지에 먹으로 썼다. 사경이 백지에 먹으로 쓰는 것부터 시작돼서다.

신라시대 들어 자주색지에 금으로 사경을 하기 시작해, 권제2는 자주색지에 금으로 써냈다.

권제3은 고려시대 때 널리 사용된 감지에 금으로, 권제4는 감지에 금과 은을 사용하는 등 총 7권으로 이루어진 묘법연화경에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를 담아낼 예정이다.

김 사경장은 한 점, 한 획을 부처님 상호로 생각하고 한 글자 한 글자를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을 조성하는 성스러운 수행으로 여긴다.

1㎜의 예술이라고도 불리는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變相圖)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과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묘법연화경 권제1 경문 서사에 소요된 시간만 해도 1000시간 이상이며 35~40도에 육박하는 작업실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0.1mm의 붓끝에 초집중해 써 내려간 것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묘법연화경 권제1 한 작품만 하더라도 약 1만의 부처님을 조성한 셈이다.

전시에서는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전수교육생 13명의 작품 26점과 금니·은니 장엄경 사경의 재료와 도구도 함께 선보인다.

김 사경장은 “묘법연화경 사경은 2018년 6월 6일, 고려 건국 1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아 8인의 도반과 결사를 맺고 시작했다”며 “명실상부한 최상승의 법사리로 사성하기 위해 매년 1권씩 성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