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술가들은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는 정치, 경제, 환경문제 등에 적극적인 자세로 의견을 내세우며 학제 간의 통섭을 이룬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적인 예술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대학원 서양화전공 백효녕, 이광철, 이 올, 유시라, 정하나, 채지호, 펑유청, 한아름 등 8명의 작가는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서 발생한 환경성 암을 조명하는 전시를 준비했다.

이들은 장점마을에서 17명의 사망자와 30명의 암 발생자가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사건의 원인인 비료공장을 모티브로, ‘이 제품은 인체에 무해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불편한 진실을 역설하고자 했다.

사건을 보이지 않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과 그 속에 예견된 ‘유해’의 두려움에 직접적으로 조명한다.

완제품 형태의 비료포대는 기념비가 돼 전시장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비료포대에 연출된 다양한 형태의 분자구조는 환경오염이 개인을 넘어 사회와 긴밀히 연결된 공동의 문제임을 암시하는 예술적 오브제들이다.

전시의 제목과도 동일한 작품명은 그 속에 예견된 ‘유해’의 두려움에 대한 공감을 시사하고 있으며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성숙된 인식과 그에 대한 고찰을 환기하게 만든다.

8일 오후 2시에는 ‘예술과 환경의 교집합-우리는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콜로키엄을 진행하기도 했다.

작가들은 작품론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남은 자들을 보호하며 그들에게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회적 문제 제시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예술과 사회가 함께 지속 가능적으로 사건을 언급하고, 담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제품은 인체에 무해합니다’ 전시는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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