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량이나 집안 곳곳에 내려앉은 노란 꽃가루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코로나19 방역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세차장을 자주 찾던 시민 A씨(31·전주)씨는 요즘 세차장을 찾지 않는다. 기껏 한두 시간 걸려 세차를 해봤자 금세 또 노란 꽃가루가 내려앉기 때문이다.

A씨는 “세차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또 꽃가루가 내려앉아 있다”면서 “잠시 내부 환기라도 하려고 문을 여는 날에는 차량 내부는 꽃가루 천지가 돼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바람도 강하게 불다 보니 선글라스나 마스크 없인 바깥생활도 버거운 정도다.

여기에 지난 2일 코로나19 방역체제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시설 내 환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연일 흩날리는 꽃가루로 환기도 마음 놓고 못하고 있는 처지다.

B씨(38)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어서 마스크를 벗어볼까 했는데 꽃가루 때문에 목이 아파서 벗을 수가 없다. 또 환기를 시키려고 잠깐 문을 열어놓았는데 송홧가루가 들어와 온 집안이 노랗게 됐다”면서 “날이 좋아도 마스크도 못 벗고, 마음껏 환기도 시킬 수 없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특히 평소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요즘처럼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증상이 악화돼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실제 이비인후과, 안과 등 전주시내 병·의원에는 알레르기 질환, 기관지 질환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한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재채기, 콧물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면서 “그 전에는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를 하러 오는 시민들이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이 알레르기, 기관지 질환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다”고 말했다.

안과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 C씨(20대·전주)는 “눈 침침함, 시림, 뻑뻑함,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일주일 내내 고생해 안과를 찾았더니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마다 4~6월 사이 꽃가루가 극심하게 날리는데 올해는 일찍 나오고, 양도 많아졌다”면서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는 6월까지는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기상청이 제공하는 꽃가루 농도 등을 미리 확인해 농도가 높은 날에는 환기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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