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지역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둘러보기 위해 충북 보은에서 온 해설사들이 전봉준선생 고택을 둘러보고 있다.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만민 평등세상을 추구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가 된 사건이 있다. 바로 동학농민혁명이다. 동학농민혁명 제128주년을 맞아 관련 유적지인 전봉준선생 고택과 말목장터,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등을 찾아가 봤다.

11일 오전 찾은 전봉준선생 고택. 굽이굽이 난 길을 따라가자 나온 전북 정읍의 한적한 시골 동네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이 된 전봉준 장군의 고택은 지붕에 이엉을 얹은 초가집이었다. 오래된 초가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문을 활짝 열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마루에 놓인 방명록에는 며칠 전부터 동학농민혁명 제128주년을 기념해 방문했다는 기록이 이어졌다.

충북 보은에서 해설사로 활동하는 유재관·손충완·최숙희 씨는 “전북지역 동학농민혁명 유적을 둘러보고 싶어서 날을 잡아 정읍에 왔다”며 “비교적 유적지 관리가 깨끗하게 잘 되는 편이고, 황토현전적지에 기념공원도 조성했다고 하던데 동학농민혁명을 조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말목장터 감나무

고택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말목장터'는 2001년 전라북도 기념물 제110호로 지정됐다. 이곳은 동학농민혁명의 최초 봉기 장소로 알려져 있다.

1894년 당시 말목장터 있던 큰 감나무를 중심으로 농민 수천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전봉준 장군은 고부군수 조병갑이 농민들에게 무리한 수세(水稅)를 징수하고, 만석보(萬石洑) 축조로 농민들을 강제 동원하는 등 농민 수탈의 실정을 알리고 농민봉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역사 속 혁명의 현장을 지키던 감나무는 2003년 태풍 ‘매미’로 쓰러졌다. 현재의 감나무는 그 후 대체해 식재된 것이다.

▲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열린 ‘제128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 및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개원식’

덕천면 하학리에는 동학농민군이 전라감영군과 싸워 처음으로 대승을 거둔 자리인 황토현전적지가 있다.

이곳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이날 제128주년 동학농민혁명을 맞이해 기념식과 개원식이 동시에 진행됐다.

최태성 역사학자는 축하영상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은 농민이 주체가 되어 일으킨 반봉건운동이자 일제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주권 수호 운동"이라고 전했다.

기념공원에는 전시관을 비롯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계승하는 추모관, 연구동, 연수동 시설 등이 있다.

또, 기념공원 중앙에는 전국 아흔 개 지역에서 일어난 동학농민군을 상징하는 아흔 개의 ‘울림의 기둥’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한편, 전라북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3694명과 유족 1만 2613명을 찾아 참여자 유족으로 등록했다. 향후에도 갑오년 유적으로 확인된 378개소에 대해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연차적으로 정비해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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