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로서 최고의 덕목인 확고한 정체성과 독창성을 가진 최원 화백의 개인전이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에서 열린다. 'Program system'을 탐구해 제작한 30여 점을 선보이는 것.

'Program system'은 세상의 구조와 사유의 체계를 통합해서 설정한 그의 세계관이자 예술적 개념이다. 

“우연은 필연의 모서리다.”라고 말했던 최원 화백. 그의 작품은 세상에 우연한 만남이 없는 것처럼 세상살이에서 생기는 모든 일과 감정들을 겸허하게 순응한 집합적 산물이다. 

최 화백은 1980년대 중앙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인 전주에 내려와 낯선 작품을 당차게 제시했다. 그때 이미 예술가로서 최고 덕목인 독창성을 확보한 노동집약적인 작품들은 보수성이 짙은 전북화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면도날처럼 날 선 청년 시절을 보내고, 불혹을 넘기는 시점에서는 넉넉한 심상으로 자연을 주목했다.

2000~15년에는 치열하게 탐구하던 선(線)을 배경으로 미루고, 쉽게 보이는 구상성을 더하면서 서정성을 추구했다. 여기에도 그가 줄기차게 탐구한 선적인 요소들이 등장한다. 선을 확장해서 변환한 색면(色面)은 형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심오함을 더해 준다.

화면 배경의 수평선은 2차원적인 평면을 다면적인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기제로 작동하고, 절제된 붓질과 풍성한 색감은 단단함과 여유로움이 공존하게 한다.

 넉넉한 산(山) 이미지, 늘 푸른 소나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 희망의 나비 등을 화폭에 담았다. 

꽃을 소재로 어디서 본 듯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많다. 대개 아름다워서 그리는 꽃이지만, 그것을 통해 독창성을 획득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원 화백의 꽃은 현상적인 미를 넘어 내밀한 감성을 분출하고 있다. 그의 작품 앞에서만큼은 수많은 꽃 그림이 무력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2016년부터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로 거처를 옮긴 뒤에 제작한 신작들이다. 

지나온 예술적 여정을 통합해서 자신이 설정한 시스템 속으로 수렴한 것. 큼지막한 평붓으로 그은 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와 겹치면서 면으로 치환(置換)되고, 더러는 오묘한 빛을 발산하기도 한다. 

최원 화백은 유년 시절부터 화구통을 짊어졌다. 육십하고도 중반을 넘긴 외길 인생의 풍상 속에서 그 통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이는 핏속에 흐르는 천부적 재능이 그의 손을 놔두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고, 현학적인 사회적 인정에 발버둥 치지 않고 예술가로서의 독립된 자아를 체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술평론가 문리는“화백의 작품 앞에서 무의식적인 몸속 풍경, 복잡한 현실적 갈등, 익숙하지 않은 숭고미 등. 내 안에 잠재한 어떤 것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원 화백은 중앙대학교,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했고, 서울·일본·전주·군산에서 개인전 17회, 전북아트페어, 전주아트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 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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