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도 타격이 크다. 대면 활동 위축과 축제 취소 등으로 방문객들이 크게 줄며 지역 특산품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한반도 농생명식품수도를 표방한 전북 고창군이 온·오프라인에서 대한민국 농특산물 유통마케팅의 새역사를 쓰고 있다./ 편집자주

‘고창황토배기유통’, 2년 연속 ‘흑자’

고창군의 3대 현안사업 중 하나였던 ‘고창황토배기유통’이 정상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창황토배기유통이 지난해 1억5000만원의 매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8600만원에 이은 2년 연속 매출이익 흑자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의 눈부신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황토배기유통은 수박→홍고추→고구마(수탁사업)→절임배추 등으로 이어지는 ‘연중가동 판매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또 개별적으로 출하하는 중소 농업인의 통합마케팅 출하시스템을 구축해 소농들의 안정적 판매를 도왔다.
특히 기존 농산물 유통사업의 물량규모를 대폭 늘리고, 공동사업을 통해 유통 시설장비 가동율을 높이면서 경영 안정화를 꾀했다. 이에 더해 고창군과 함께 농특산품 드라이브스루를 열며 지역의 우수한 농특산품 판매에 앞장서면서 군민과 함께하는 전문유통회사 이미지를 높였다.
실제 지난 설 황토배기유통 앞에서 진행된 드라이브스루는 지역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지역농가는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히면서 물량이 냉장창고에 많이 쌓여 있는데 이렇게 고창군에서 팔 기회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는 “드라이브스루 행사 때가 되면 냉장고를 모두 비우고 기다렸다”며 “신선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을 할인된 가격에 차에 탄 채 구입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앞서 고창군은 농산물 규모화를 통해 거래교섭력을 강화하고, 유통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농산물 출하로 경영안정을 위한 통합마케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모두 13개 사업(21억9200만원 상당)을 지원하면서 이와 연계한 농산물 유통사업에 활기를 더할 전망이다.

높을고창몰, 150여개 업체 500여 품목 입점
“공무원이 직접 발로 뛰며 현장 찾아 맛보며 입점농가 발굴”

농특산품 마케팅은 온라인에서도 이뤄진다. 지난해 4월 고창군은 공식 온라인쇼핑몰인 ‘높을고창몰(www.noblegochang.com)’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1년여 남짓한 기간에 지역 150여개 업체 500여 품목이 입점했다.
고창군은 ‘높을고창몰’ 운영을 준비하면서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부각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수박, 멜론, 고구마, 땅콩 등 농산물과 풍천장어, 바지락, 지주식김 등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찾아 제조시설을 점검하고, 맛보며 입점 농가를 발굴해 신뢰성을 높였다.
정기적으로 바이어들과 대형 유통업체 MD들을 초청해 품평회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은 물론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농수산물 판매 내용을 보고, 단체채팅방에 이를 공유해 단체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년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농수산물을 한 번에 20만~30만원어치씩 사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 최초 메타버스 쇼핑몰 ‘G-FLEX’를 열고 온라인 구매력이 매우 높은 MZ세대에게 고창군의 유명 특산물 구매와 고창 유명명소를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높을고창몰의 존재이유는 지역 농어가의 소득창출”
높을고창몰은 입점자인 농어민의 이익 창출을 가장 중요한 운영방침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농가이거나 고령농이 대부분인 지역 농어민 입장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유통망을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을고창몰은 지역 농어가에 이윤을 보다 많이 남기기 위해 올해부터 입점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 제품사진 촬영과 상세페이지 제작, 다양한 홍보, 프로모션 지원, 택배비 지원 등도 진행한다. 지역 농어가들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판매와 유통은 고창군과 고창군수가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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