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탁류’와 ‘아리랑’의 배경 군산 째보선창. 수시로 배가 드나들며 활기가 넘쳤던 ‘째보선창’은 1978년 매립 공사 이후 포구의 기능을 상실하게 됐고 그 일대 건물과 상점들은 시간이 그대로 멈춘 채로 수십 년간 이 자리를 지켜왔다. 군산시는 째보선창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18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고 낡고 오래된 수협창고를 리모델링해 수제맥주 특화사업장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군산 째보스토리1899’는 군산항이 개항한 1899년을 이름에 새기며 째보선창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았다. 올해 군산에 오면 꼭 들러야 할 여행코스로 ‘째보스토리1899’를 추천한다.

▲군산 맥아로 만든 100% 곡물 맥주
군산시에서는 지역 농산물 ‘보리’를 활용한 수제맥주 생산에 도전해 현재는 보리재배부터 맥아 생산, 맥주 양조까지 모든 시스템을 갖추며 ‘100% 곡물’ 정통 맥주를 생산해내고 있다.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 이외에 다른 성분이 들어가지 않아 맛과 향이 풍부하고 뒷맛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군산 수제맥주를 ‘째보스토리1899’ 1층 비어포트에서 맛볼 수 있다. 푸드코트나 청년몰처럼 각기 다른 매력의 4개 업체를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셨던 정통 수제 맥주와 퓨전 안주, 군산의 향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이곳에서의 시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지역 특색 담은 맥주와 퓨전 안주의 조화
분위기 좋은 4개의 맥주 펍, 크래프트 월명, G3크래프트 비어, 메인쿤브루잉, 메뉴들도 드라마틱이 보인다.
만원이라는 가격에 3가지 맥주를 마실 수 있는데 맥주 종류가 많다보니 샘플러 맥주로 조금씩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음, 맥주캔 포장도 가능하다.
메뉴를 보면 맥주 이름이 특이한데 뜬부두 페일에일, 째보선장 라거 등 맥주의 설명이 담긴 종이도 건네준다. 그냥 마실 땐 표현하기 어려웠던 맥주 맛이 쉽게 이해가 간다.
토마토 소스 베이스로 만들어진 떡볶이 위에 튀김이 곁들여진 퓨전 메뉴인데 맵지 않고 익숙한 맛이라 호불호가 적을 것 같다. 토마토의 감칠맛이 떡볶이와 잘 어울린다.
G3크래프트 비어의 쉬림프 피자는 고소하고 담백한 도우에 풍성한 토핑과 치즈,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맥주 안주, 점심 식사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맛과 양,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라 놀랍다. 군산에 올 때마다 들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비어포트이다.
건물 외벽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 인증샷 남기기에도 좋다. 특히 BTS벽화가 눈에 띈다.
2층에 마련된 탁 트인 공간은 한여름 바다를 보며 맥주 마시기에도 좋을 것 같다. 포토존까지 마련돼 있어서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도시재생과 지역농업의 활성화, 청년창업까지 이어진 째보선창의 화려한 변신.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째보선창을 통해 군산 경제에도 따뜻한 봄날의 순풍이 불어오길 기대해본다./김대연기자·red@/자료제공= 전북도청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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