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 시인이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도서출판 작가)’를 펴냈다. 

1942년 전북 김제 출생인 정양 시인은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까마귀떼’,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나그네는 지금도’, ‘철들 무렵’ 등을 발표했다.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과 명예교수이며, 아름다운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문학적 세계가 뚜렷한 정양 시인이 이번에 펴낸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는 시와 삶의 교감하는 순간을 느티나무의 너른 그늘과 같은 문장들로 직조한다.

그는 가벼운 언어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시 이전의 존재를 고민하는 ‘시의 구도자’ 역할을 해왔다. 현실에서 소외된 존재들의 쓸쓸함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세상의 남루를 껴안으며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내면에 각인시켰다.

이 때문에 정 시인의 시에서 나타나는 슬픔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큰 슬픔’에서 기인했다고 평가한다. 어렵고 현학적인 어휘들과는 거리를 두는 시라는 특징도 갖고 있다. 

산문집에서도 시인이 구현하는 시 세계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1부 ‘시와 삶의 교감’에서는 삶으로 품어낸 문학, 혹은 오랫동안 시인의 삶을 품어준 문학에 대한 산문이 담겨있다. 2부 ‘내 거친 숨소리 내가 듣는다’에는 평론가이기도 한 작가가 다른 시인들의 작품에 대해 해설한 것들을 묶어냈다. 

불편한 진실을 들추고, 도저한 깊이로 통찰해내는 정양 시인.

그가 출간한 ‘아슬아슬한 꽃라리’는 시대의 상흔을 외면하지 않는 저자의 올곧은 시선을 ‘입말’의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형식이 아닌 삶 그 자체로서의 문학을 따뜻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산문을 통해 건조한 현실에서 벗어나 뜨겁게 맥동하는 인간의 언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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