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전시장에 걸려 있는 회화 작품 중에 이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분명 그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 그림이 있다. 

이동근 작가도 ‘하이퍼 리얼리즘(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작업하는 작가 중 하나다. 일상의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사물만이 지닌 모습을 특유의 화풍으로 담아낸다.  

작가는 주변에서 쉽게 마주치는 일상 속의 익숙하고 흔한 소재로 작업한다. 과일, 꽃, 풍경 등의 자연물이나 유리잔에 담긴 캔디 등 인공물의 이미지 세계를 구현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소재를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계로 만들어 특별함을 전달한다. 

청목갤러리에서 21일까지 열리는 이동근 개인전 ‘풍요와 기원·자연에 물들다’에는 감각적이고 입체적인  작품 30점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포도, 사과, 자두, 꽃, 바다풍경 등 일상적인 소재이지만, 작가가 제작한 현실 세계는 사진보다 더 묘하고 더 현실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독특한 리얼리티 때문인지 신비감마저 풍긴다. 

실제 캔버스에 담긴 포도의 모습은 포도송이와 잎에 쏟아지는 자연광의 질감, 포도알 사이 공간의 충만함 포도 껍질 위로 배어 나오는 희뿌연 호모균의 흔적, 빛바랜 듯한 연두에서 초록까지 세밀하게 표현했다. 

색깔과 질감의 차이를 통해 물체가 지닌 생명력을 한껏 드러낸다. 

이동근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대부분 사실주의 작가들이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몇 년이나 같은 기법을 차용해서 창작하는 반면 제 작품은 정물에서 인물까지 다양한 형태의 물질을 표현의 주제로 삼는다”며 “작품은 본질과 현상 속에서 내적 사유와 고백을 화면 안에 담고 그것들과의 소통과 화해를 나누고자 하는 진정한 소통을 갈구하는 또 다른 열망의 표현일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원광대학교 서양화과 졸업한 이동근 작가는 2020년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 대상을 비롯해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제27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전 27회, 아트페어 30회, 단체전 300회 등 화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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