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이 주는 어쩔 수 없는 익숙함이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형식의 글이기 때문일까.

작가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두드러진 글이기 때문일까. 

이금영 작가의 수필집 '익어간다는 것은(수필과비평사)'도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일상 속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고, 그가 풀어낸 이야기 몇몇개는 공감했고 몇몇개는 읽는 행위에서 그쳤다. 

시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문학적 기발함이나 특별함은 없지만,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감정적 연대와 일상의 내면을 훑어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때때로 절망으로 얼룩졌던 이금영 작가의 삶이 결국 작가를 성장시키는 토양이 됐고, 희망의 토대가 됐음을 짐작하게 하는 사유들을 수필집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순수한 흙과 물, 바람과 불을 통해 기다림으로 빚어낸 옹기를 통해 '인내'를,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모성애의 굴레 속 삶을 잃어가는 여성의 모습 등을 본인 방식으로 풀어냈다. 

첫 번째 수필집을 세상에 내놓고 7년만에 펴낸 수필집 '익어간다는 것은' 이 작가에겐 남다르다. 

해를 거듭할수록 글쓰기가 녹록치 않다는 걸 절감했고, 나빠진 건강을 챙기느라 읽고 쓰는 일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책 한페이지 읽을 시간이면 둑길에 나가 걸음을 걸어야 하는 생활에 서글프기도 했다. 

그렇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만큼은 내려놓지 않으려 애썼고, 작은 위로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글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글이 주는 희망의 크기가 더 크다는 것을 알기에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글을 썼고 그런 글을 모아 두 번째 수필집을 내게 됐다. 

그렇기에 5개 섹션에 담긴 49개의 글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금영 작가는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 중에서 내 별 하나를 찾아내어 가슴에 품고 싶었다"며 "독자 한 분이라도 어쭙잖은 이 글을 읽고 희망을 간직하고, 내일을 꿈꾸며 건강도 좋아지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제에서 출생한 이 작가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협, 가톨릭문우회, 영호남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로 활동했고 행촌수필문학상,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등을 받았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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