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시대라는 말이 있다. 세계화와 지방화가 함께 진행된다는 뜻이다. 과거 지역이 국가라는 테두리에 갇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지방정부가 직접 세계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담겨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 간 교류와 협력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현재까지 지방정부 간 국제교류는 자매결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직 친선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우호협력 체결이나 해외 시장 개척단 운영, 외국 자본 유치, 해외 사무소 운영 등은 보다 적극적인 행보다.

마침 전북도가 러시아 연해주와 우호협약을 체결하고 실질적 교류 추진에 나섰다고 한다. 23일 송하진 지사와 올레크 코제마코 연해주지사는 온라인으로 우호교류협약을 맺었다. 양 지역은 앞으로 행정은 물론 경제, 문화, 스포츠, 관광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도는 연해주에 거주하는 고려인 2만여 명의 권익 증진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그동안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 10개 외국도시와 자매결연 혹은 우호협약을 맺고 있었다. 이번에 연해주가 추가됨으로써 그 숫자가 조금 늘어나게 됐다.

이 숫자는 그러나 만족할 수준이 못 된다. 가까운 전남도는 12개국 30개 도시이고, 충남도 역시 13개국 28개 도시다. 도세가 전북에 훨씬 못미치는 강원도도 16개국 29개 도시와 교류 중이다. 전국적으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실질적 효과 면에서도 의문부호가 따라다닌다. 시장 개척단 파견이나 해외 사무소 운영, 자매결연 방문단 교환 등이 간간이 이뤄지지만 실질적 성과는 미미하다. 코로나 시국에서는 거의 중단 상태다.

지역의 발전에서 국제관계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지방과 지방 간의 자발적 협력관계는 지역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새만금에 대한 외국 자본 유치는 중앙정부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지방정부가 적극 자세로 임해야 지역 실정에 맞는 외국 자본을 불러들일 수 있다.

그런 견지서 전북도와 러시아 연해주의 우호협력 체결은 의미가 깊다. 단 여기서 멈추면 하나 마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북도 스스로 국제화 역량을 키우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또 행정이 주도하는 것과 병행해 기업과 기업, 주민과 주민 간의 교류 확대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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