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옥 개인전 Another Garden(타자의 정원, 모두의 정원)이 30일까지 청목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판화 및 혼합매체 작품 50호~30호 6점과 20호~10호 내외의 작품 24점 등 총 30여점으로 구성됐다. 

이성옥 작가는 철 따라 수많은 꽃이 지천으로 피고 지던 고향과 어머니이 꽃밭을 보고 누리면서 자연에 대한 감성과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감각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랐다. 

이런 유년 시절의 기억이 작가를 오래도록 정원

이라는 모티브에 집중하게 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데도 늘 그대로 머무는 듯 느껴지는 절대에 가까운 대상으로서의 자연과 또 그 생명력과 작가는 긴밀하게 교류하고 영감을 얻는다.  

판화작업을 하고 있는 이 작가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조형 언어로 고유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리기, 새기기, 찍기 등 판화의 복잡하고 힘겨운 과정을 실행하면서 내밀하고 깊이 있는 작업의 관점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가는 중이다. 

판화작업은 기본적인 피나무 목판이나 고무 판화는 물론이고 베니어합판, 스티로폼 판을 사용하며 한지나 순금박 콜라주 혼합 작업 등을 병행한다. 

이번 전시 작품은 주로 베니어합판과 스티로폼 판 등 현대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매체를 시각예술의 재료로 직접 활용함으로써 동시대 시각예술 매체 확장에 도전하고 실험한다. 

작가는 주로 소멸 목판화 기법을 사용하는데,  소멸 목판화는 판을 파서 찍은 다음 판각 부분을 떼어내고, 다시 같은 판을 다른 색과 다른 대상으로 찍어내고 하는 과정을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반복하면 마지막 판 프린팅 후에는 판에 아무 것도 남지 않아 더 이상 에디션을 낼 수 없게 된다. 같은 판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기존의 볼록 판화보다 더 복잡하고 화려하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또 소멸기법은 작가의 표현 의도와 개성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고 구현된다. 작가의 감각적 표현과 작품과의 조화로 조형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작가가 직접 행한다. 

작가의 화면은 어디선가 한 번은 만난 듯한 익숙한 세계가 아닌 전혀 새로운 세계의 창조같다. 

세련되고 유려한, 몽환적이고 신비한, 강렬하고 표현적인, 화사하고 우아한 요소들과 동양적 신비와 서양적 냉철한 합리, 추상과 기하, 무작위적 선과 공간 등이 뒤섞인 세계를 구현한다. 

이성옥 작가의 작품은 차이와 반복을 생각나게 하는데, 비슷한 꽃 이미지나 식물의 형상이 반복해 등장하지만 작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반복해 나타난다. 

미국, 프랑스, 폴란드, 러시아 등 국내외에서 20여회 개인전을 열었던 이성옥 작가는 중국 서안 실크로드국제전, 미국 시카고 교류전 등 다양한 국제전에도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판화분과 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미협전북지회 부회장, 사단법인 아트워크 이사장, 러시아 게르첸 사범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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