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MZ세대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1980년대 초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용어가 MZ세대다. 쉽게 말하면 청소년층이다. 그 앞의 X세대와 Y세대를 잇는 게 Z세대이니 20세기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구층이라고 보아 무방하다. 그 숫자도 아주 많아서 세계 인구의 33%가 이에 속한다고 한다.

MZ세대는 그 전 세대와 구분되는 확연한 특성을 갖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데 있다. 어릴 적부터 휴대폰이나 인터넷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에 잘 적응한다. 그들의 거의 모든 일상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이뤄진다.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생활하고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SNS 활동을 통해 외부와 소통한다. 오늘날 여기저기서 넘쳐나는 인증샷은 SNS의 소산이다. 유튜브는 이들의 공용 플랫폼이 된 지 오래다. 한 조사에 의하면 MZ세대가 즐긴 여가 생활 중 유튜브 감상이 72%에 달했다.

또 이들은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다. 전 세대와는 달리 집단의식이 약하고 간섭을 싫어한다. 확고한 자기소신으로 삶을 꾸린다. 워라밸은 이런 성향을 대변한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하는 성향도 뚜렷하다. 여러 경제사회적 여건 때문에 아직 부유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상당한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치적으로 이들의 영향력도 서서히 높아가고 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는 주로 실용주의 관점에서 정치적 판단을 한다. 무당층 비율이 타 세대에 비해 높다. 그렇다고 정치적 무관심이 심한 것은 아니다. 또래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기꺼이 투표장에 나간다.

최근 남미의 칠레의 대통령 선거에서 MZ세대 35세의 청년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대학생 때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이끌었고 20대 때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내년 취임하면 세계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그 외에도 다수 30대 국가지도자들이 있다. 프랑스, 엘살바도르, 산마리노, 핀란드의 국가 정상들은 모두 30대에 권좌에 올랐다.

우리나라 역시 30대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MZ세대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대선에서 MZ세대의 표심을 잡고자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과거 2030는 정치적 무관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힘을 느끼고 이를 발휘하고 있다. 몇 가지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몰고 올 새바람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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