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의 기원을 굳이 따지자면 1930년대 미국 대공황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민들은 공황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판로가 막히자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내다팔기 시작했다. 파머스 마켓의 단초다. 이후 파머스 마켓은 미국 농산물의 주요 유통수단이 됐다. 그리고 1990년대 로컬푸드는 운동으로 번졌다. 미국은 물론 영국 등 유럽과 일본에서 이 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로컬푸드의 발생 배경을 이해하려면 먼저 글로벌 푸드를 알아야 한다. 세계 농산물시장은 소수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좌지우지한다. 대규모로 거래하다 보니 값이 어느 정도 저렴한 수준을 유지한다. 공급망도 안정적일 수 있다. 그게 글로벌푸드다. 하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장거리 운송과 다단계 유통이라는 단점도 안고 있다.

글로벌 푸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바로 로컬푸드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형태다. 일본에서는 지산지소(地産地消)라는 용어를 쓴다. 미국에서는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이라고 명명하고 국가적 지원을 한다. 장거리 운송도 필요 없고 유통단계도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니 극히 단순하다.

장점은 많다. 먼저 소비자들은 안전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 값도 유통단계의 높은 마진이 없어서 합리적이다.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운송과정서 탄소배출이 적고 농약이나 비료 등을 적게 쓰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농민들의 가계소득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고 사회적으로도 기여하는 게 로컬푸드다.

전북 완주군은 로컬푸드 1번지다. 2008년 국내 최초로 용진농협에 매장이 문을 열었다. 이후 민간 주체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소셜굿즈’라는 중간 지원조직도 출범했다. 매장은 벌써 12개가 되고 한 해 매출액은 600억 원을 넘어섰다. 9천여 명의 주민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완주군은 2021년 ‘로컬푸드 지수’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평가에서 완주군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고 농식품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로컬푸드 운동의 성과는 대단하다. 참여하는 모두가 혜택을 누린다. 정부나 지자체도 이를 잘 알고 각종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리 식탁을 보면 안다. 세계 각국에서 수천 km를 이동한 식재료가 허다하다. 당위성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로컬푸드가 가야 할 길은 멀다는 뜻이다. 범국가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농도 전북으로서는 이 운동의 전위대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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