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교수

·현 (주)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원장
·현 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겸임교수
·전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실장
·유튜브: 전주본병원 재활운동TV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이동국 선수가 K리그 경기 중 무릎을 붙잡고 쓰러졌다. 비접촉성 내재적 원인으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손상을 입은 것이다. 대한민국 부동의 스트라이커 이동국 선수의 부상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 <사진1>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결국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수술을 선택하게 되었다. 어떤 의사는 3-4주 후에는 런닝과 점프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축구 종목의 특성상 단순하게 달리고 점프하는 동작보다는 순간적인 방향전환과 급정지, 급출발, 커팅 등이 많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후에는 재활운동으로 스포츠 복귀는 불가능함을 알아야 한다.

레슬링 선수가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해당 팀의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대가 끊어졌어도 경기에 출전했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올림픽 참가를 강행하였다. 과연 레슬링 선수가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을까? 당연히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A씨(26세, 남)는 농구를 하던 중 무릎 부상으로 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사진1>. 4개월 후에 소방관 체력검사가 있는데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였다. 정형외과 3곳 이상에서 진단을 받았지만 대부분 수술을 권장하였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수술을 받게 되면 체력검사라는 실기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없기 때문에 비수술적 재활운동을 선택한다.

때로는 프롤로주사, 스테로이드, PRP 등 다양한 주사요법을 통해 빠른 복귀를 시도해보지만, 체력검사를 받기에는 여전히 무릎이 불안정하여 런닝을 하지 못하거나 계단을 내려가기도 어려워 한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는 의사의 말에 고무되기도 하지만, 파열된 부위가 전방십자인대의 1/3 또는 1/2 지점이라면 회복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스포츠테이핑을 하면 정상적인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후에는 아무리 테이핑을 강하게 하더라도 무릎을 비트는 동작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겠지만 근력과 근지구력, 유연성과 같은 단순한 체력요소를 평가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다만 방향전환을 해야 하는 동작이나 순간적으로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는 복합동작은 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시험기간 전에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체력항목을 잘 선별하여 훈련할 동작과 하지 않아야 할 동작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소방공무원은 20m왕복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배근력, 윗몸일으키기, 악력, 좌전굴 항목을 평가한다. 즉,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있더라도 배근력과 윗몸일으키기, 악력, 좌전굴 항목은 충분히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20m왕복달리기는 순발력과 심폐지구력을 동시에 평가하는 항목이므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전방십자인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비트는 동작과 점프 동작은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릎관절의 안정성을 위해 무릎 주변의 근력운동과 함께 관절 내 고유감각의 기능회복을 위한 재활운동을 권장한다. 만약 경찰공무원 시험을 보게 된다면, 체력검사 항목이 100m달리기, 1,000m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팔굽혀펴기를 보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되었더라도 자신의 체력 중 90% 이상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를 전공하고 지도하는 체대를 진학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실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시험 전에 부상을 입었다면 다른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파열된 후 복합동작을 평가하는 체력검사를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할 수 없다”가 정답이다. 다만, 최선의 선택을 위해 복합동작을 피하고 단순체력 평가항목으로 조정하거나 또는 무릎을 최대로 보호하여 회복을 시키고 다른 체력요소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대체요법을 개발할 것을 권장한다. 겨울철이 오면 체력시험을 보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나 체육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실기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부상되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운동과 적절한 휴식 등이 꼭 필요한 시기임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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