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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장태엽 사진기자가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의 삶과 꿈, 희망을 앵글에 담아냈다. 장태엽 포토스토리 펭귄장화에 짠물이 밸 때'는 기자가 2년간 전라북도 외국인주민지원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보고 느낀 이웃들의 진실한 삶, 소박한 풍광들 안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치를 담은 책이다.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서면 자연은 무대가 되고, 그곳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는 배역이 되어 기자를 맞아 주었다.

동티모르에서 군산으로 건너와 희망을 건지고 있는 청년 어부 ‘엘리제오’, 머나먼 소망의 땅 캄보디아에서 완주 비봉면 상추 농가로 날아온 농부 ‘천분안’, 지평선의 도시 김제에서 붉은 토마토로 꿈을 키우고 있는 ‘킨티엔’ 등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묵묵히 견디며 희망을 가꾸고 있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직접 사진을 찍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으면서 느낀 타인의 삶, 그리고 기자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까지 두루 담겨있다. 

장태엽 기자는 탈고를 앞두고 오랜 시간 책 제목에 대해 고민했다.

그가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된 ‘펭귄장화에 짠물이 밸 때’는 동티모르에서 와 고군산군도 해태양식장에서 일하는 엘리제오의 모습에서 유추했다.

가슴까지 올라오는 펭귄 장화가 삶의 무게라면 짠물은 위기나 고통일 수 있다. 짠물이 장화에 밸 때. 뭍으로 올라오듯, 고단한 삶을 견디고 일어서야 미래를 가꿀 수 있다는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

13명의 우리 이웃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의 의미, 그 속에 담긴 고단하지만 따뜻한 인생사가 축약되어 있는 셈이다. 

장태엽 기자는 “시작이 반이라, 한번 해보자 마음먹고 찾아간 미나리꽝에서 시작해 겨울이 세 번 오갔다”며 “포토스토리를 엮어가며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함께’라는 의미를 알게 된 것은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온 나의 반성문일지도 모른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타인에게 자신의 삶이 알려지면 불편한 게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취재를 허락해 주신 우리 이웃, 다문화 가족분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분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라일보 사진기자로 재직중인 장 기자는 2016~2017년 전북기자협회 회장, 2018~2019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사진기자협회 회장, 한국기자협회 지역언론혁신추진단장을 맡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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