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 시인의 '불 속에 핀 우담바라(시문학사)'는 만해 시집 '님의 침묵'이 담고 있는 비밀을 양장시조 두 줄로 대응시키면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양장시조의 첫 줄은 '십현담주해'에서. 둘째 줄은 '님의 침묵'에서 뽑아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난해한 느낌이 든다. 

이에 김광원 시인은 각 작품마다 해설 기능으로 풀이를 덧붙였는데, 이 또한 절로 양장시조로 풀려나왔다. 

이렇게 90편 모두 두 개씩의 양장시조로 나타나게 된다. 

김 시인은 1996년 원광대 박사학위 논문 '만해 한용운 시 연구'를 통해 만해 시집 님의침묵의 창작배경이 만해의 또 다른 저서 십현담주해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이 설악산 오세암에서 매월당 김시습의 십현담요해를 만난 것은 민족의 불행한 시기에 불멸의 님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만해 선사가 설악산 백담사의 '오세암'에서 매월당 김시습의 '십현담요해'를 극적으로 만나 '님의 침묵'이 탄생했듯이, 시인 또한 두 개의 양장시조에 한 줄 시조를 더해 결국 5행의 시조시집을 꾸민 것이다. 

그 계기는 '페이스북'이었다고 한다. 월간 시문학에 시 90편을 연재한 후 페이스북에 한 편씩 올리면서 한 줄씩 추가하게 되었는데 이 또한 한 줄 시조의 형태로 나타나게 됐다. 

이렇게 해서 '불 속에 핀 우담바라'는 90편 모두 5행의 시조로 이뤄지게 됐다는 게 시인의 설명이다. 

시인의 시집 '불 속에 핀 우담바라'에서는 '님'은 온 우주에 널려 있고, 바로 내 안에도 같은 님이 항상 내재하고 있음을 말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그저 텅 빈 것 같지만 이 속에는 항상 진리로 가득 차 있다. 이 '님'이 바로 법신불이며 하느님이고, 하나님이며 참나요, 자성불의 의미를 갖는다. 

"▷불 속에 핀 우담바라 기이한 만남이여/▶왼 사람 사랑치 않을 떄 날 품어 주셨어라//외로운 나 품어주신 높은 뜻 끝이 없네/봄비에 새로 눈트는 금결 같은 버들이여//◉억겁을 오간다 해도 한마음은 변함없네(75.'사랑'을 사랑하여요, 93p.)"

 '불 속에 핀 우담바라'에 대해 고명수 시인은 "십현담주해와 님의침묵 두 책의 해당 구절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소회를 현재의 감성으로 진술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냈다"며 "진리를 찾아가는 깨달음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 두 텍스트를 바탕으로 시인은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만해기념관 전보삼 관장은 축사를 통해 "김광원 시인은 만해의 님의침묵의 뿌리가 십현담주해이며, 두 저서의 상관성도 일대일의 순차적 관계임을 논문을 통해 밝혔다"며 "이번 시집 불 속에 핀 우담바라를 통해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우리의 민족시로서 더욱 사랑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시집에 담겨 있는 침묵의 사자후 화엄정신이 이 땅을 정토로 바꾸는 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1956년 전주에서 태어난 김광원 시인은 전주고, 원광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시문학' 우수작품상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는 '슬픈눈짓', '옥수수는 알을 낳는다', '패랭이꽃' 등을 발간했다. 

저서로는 '만해의 시와 십현담주해', '님의 침묵과 선의 세계'를 펴냈다. 원광대학교 및 백제예술대 강사를 역임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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