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은 열광자를 뜻하는 fanatic과 영토 혹은 나라를 뜻하는 dom이 합쳐진 말이다. 원래는 팬들이 모인 집단을 지칭했지만 요즘에는 팬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 대상도 보통 연예인이었지만 스포츠, 작가, 정치인, 예술가 등 유명인사라면 다 포함된다. 나아가 아예 특정 브랜드나 작품, 상품까지 팬덤의 영향권 내에 들어왔다.

아마도 가장 강력한 팬덤이라면 BTS 팬클럽인 아미(ARMY)일 것이다. 전 세계에 걸쳐 있는 아미는 말 그대로 잘 조직된 군대처럼 진격한다. 이들은 BTS 신곡이 나올 때마다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앨범을 구매하며 라디오 등 매체에 곡이 나오도록 신청 메시지를 보낸다. 이들로 인해 한국의 무명 밴드이던 BTS는 세계 팝시장의 주류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 규모만도 수백만명으로 추정돼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렇게 사람들이 팬덤에 들어가 열광하는 데 대해 여러 해석이 있다. 무엇보다도 팬들은 스타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대리만족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스타는 팬과 어울리며 자신의 인정 욕구나 자아실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또 심리학자 매슬로우가 이야기한 소속감의 욕구를 팬덤 활동을 통해 성취한다는 설명도 있다.

팬덤은 특히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랜선을 통한 소통 기회가 늘어난 때문이다.

부작용도 있다. 안티팬이다. 만약 스타가 팬들에게 배신감을 주면 돌연 안티팬으로 변한다. 그들은 한때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스타가 그저 잘못되기만을 바란다. 사이버 테러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파괴형 팬덤이 되는 것이다.

배우 송지효 팬클럽이 ‘송지효 스타일링 개선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송지효 헤어스타일이 최근 숏컷으로 바뀐데 대한 항의다. 팬들은 새로 선보인 헤어스타일이 구식이어서 부정적 시선이 많다며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와 헤어샵 교체를 요구했다. 이를 놓고 연예계는 진심 어린 충고인지 빗나간 충정인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예전부터 팬덤은 양날의 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팬들이 워낙 민감하고 적극적이어서 스타에게 플러스 요인이기도 하지만 자칫 변심하면 마이너스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쯤이면 이에 대한 규범이 확립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늘 변하게 마련이다. 감정에 기반한 팬덤 역시 언제 어떻게 등을 돌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해법은 역시 스타와 팬 사이의 소통 강화뿐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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