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온고을로 일원에서 한 차량이 중앙분리봉이 파손된 곳을 가로지르며 불법 유턴을 하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도심 곳곳에서 불법 유턴행위가 속출하고 있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찾은 전주시 서신동 한 정형외과 인근 사거리. 출근길에 오른 차량들이 줄줄이 늘어선 채 신호를 기다리는 가운데, 망가진 중앙분리대 틈새로 마음 급한 유턴 차량들이 잇따라 빠져나왔다. 바로 앞,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유턴 가능 구역이 버젓이 위치해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출근시간대가 지나 비교적 인근에 정체가 빚어지지 않을 때조차 차량들은 막 중앙 화단 분리대가 끝나자마자 나온 틈새를 이용해 돌아서길 반복했다. 여러 차량들이 동시에 유턴을 시도하다보니 서로 부딪힐 뻔 하는 아슬아슬한 모습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인근 주민 A씨(28)는 “앞에 차들이 유턴을 할지 좌회전을 할지 모르니 마음 급한 사람들이 여기서 반복적으로 유턴을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다니는 차량들이 워낙 많은 곳이다보니 그 과정에서 자잘한 사고도 곧잘 발생하는 편이라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 인근 삼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왕복 4차선 도로이다 보니 유턴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지만, 한 택시는 여러 차례에 걸쳐 후진을 해가며 차머리를 돌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B씨(50대)는 “차들이 횡단보도까지 침범해가며 유턴하는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라며 “천변이 건너편에 있어 사람들도 자주 오가는 곳인데, 야간에 그런 모습을 보면 혹시 모를 사고까지 걱정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안일하게 중앙선 등을 넘나다니며 불법 유턴을 하다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잇따랐다. 실제 지난달 27일에는 김제시 백구면 한 교차로 인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불법유턴을 하던 승합차와 직진하던 승용차가 충돌해 1명이 숨졌다.

지난 7월 20일에는 전주시 산정동 안덕원지하차로 인근에서 불법으로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던 트럭과 직진하던 승용차가 부딪혀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주시 반월동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불법 유턴을 한 차량에 2세 유아가 치어 숨지는 일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정된 유턴구역 외에서 유턴을 시도할 경우 이를 다른 차량들이 예측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데’와 같은 안일한 생각 대신 운전자들 개개인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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