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4달 앞두고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대당 통합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범진보 빅텐트 전략인 셈이지만, 당 공천에 불복하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 인사들이 통합 형식으로 복당하는 꼴이어서 이들이 대거 복당할 시 기존 공천 탈락에 승복하는 등 당의 결정을 따른 인사와의 내분조짐도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7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당대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통합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는 협상 추진을 위한 민주당 측 협상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지명했다”며 “향후 협상단으로부터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 통합이 원만히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원만한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4선 중진 전략통인 우 의원은 지난 4·7 재보선 당시에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주장한 대표적 통합파다.

이날 발표에 앞서 당초 민주당 안에서는 통합 시기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이재명 후보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통합을 서두르게 됐다.

여기에는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번 통합 제안 또한 송영길 대표가 먼저 최강욱 대표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당의 통합 논의는 국민의힘이 ‘반문’ 빅텐트를 주창하며 세불리기에 들어간 상황을 의식해 이에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진영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거대책위원회 내홍을 비롯해 내부 위기 상황에서 빅텐트 전략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통합에 따른 적잖은 내분 조짐도 우려된다. 열린민주당 주축인 김의겸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은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따로 정당을 만든 바 있다.

김의겸 의원의 경우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열린민주당에 입당해 비례대표로 선출돼 김진애 전 의원 사퇴로 의원직 승계를 받았다.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 당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공천을 받지 못했었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의 형평성 논란도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복당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번번히 불발됐다. 최근에는 복당 신청 후 7개월이 넘도록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명확한 확답을 듣지 못하자 최종적으로 복당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대당 통합은 내년 대선이 범진보-범보수 진영 간 세 대결로 귀착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세 결집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향후 이들의 복당시 형평성 문제와 함께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 일부가 지역구 출마를 요청할 경우 또 다른 진통도 예상된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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