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발전을 슬로건으로 내건 종합문예지 '씨글' 2021 통권 1호(가을호)가 발간됐다. 

유대준 씨글 편집장은 편집후기를 통해 "많은 문학지가 창간되고 폐간되는 요즘 고뇌 끝에 문사철(文史哲·문학,역사,철학을 아우르는 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명과 정신의 문예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힌다. 

유 편집장의 포부처럼 책은 '文', '史', '哲'이라는 섹션을 만들어 인문사회학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글들을 실었다. 

'文'섹션에는 권현수씨의 '마른 똥막대기와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가 실려있다. 

또 윤석산씨의 '시천주와 생명 존중'은 '史'섹션에, 김정현씨의 '손창섭의 전후 실존주의 문학과 니체'는 '哲'섹션에 각각 담겨있다. 

지성인들의 깊이있는 사고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종합문예지답게 신작시와 젊은 시인의 시편들도 가득하다. 

'젊은 시, 나는 이렇게 쓴다' 섹션엔 송현숙 시인의 시 '유효기간'을 비롯한 시작 노트가 담겨있다. 

시 '밥'으로 유명한 천양희 시인의 신작시 '몽돌'을 비롯해 이향아, 안도현, 유대준 시인의 시적 발상을 볼 수 있는 신작시 섹션도 흥미롭다. 

서울대 국문과 명예교수인 오세영씨는 권두언 '시인이라는 말'에서 동물과 다른 인간의 전유물이 문화라고 할 때 그 문화의 중심에는 인문정신의 정채라 할 예술이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그 예술의 중심에 문학이, 그 문학의 중심에 시(時)가 있다"며 "언어를 고도로 정련시키는 자가 시인"이라고 정의한다. 

신념과 지식, 경험 등이 묻어있는 깊이 있는 오세영씨 권두언 '시인이라는 말'도 읽어봄직하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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