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시 전주’를 상징하는 고사동 영화의 거리 극장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몰락 위기에 놓여있다.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지난해부터 위기에 처한 극장가를 살리고자 정책적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미흡한 모양새다. 

3일 업계 정보를 종합하면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는 총 4개(CGV 전주고사, 조이앤시네마, 전주시네마타운, 시네큐 전주영화의거리)의 극장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에는 이들 극장 대부분이 임시 휴관을 했으며, 현재는 영업시간을 단축해서 운영하고 있다. 

실제 전주 영화의 거리 극장가 '터줏대감‘인 전주시네마타운은 상영 프로그램이 저녁 6시 이전에 모두 끊길 정도로 영업시간을 대폭 축소했으며, 전주국제영화제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메가박스 전주 고사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폐관했다. 현재는 시네큐가 극장을 인수해 운영을 재개한 상태다. 

6개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는 조이앤시네마도 지난해 두 달간 휴관했다. 조이앤시네마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운영을 재개했지만,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코로나 발생 전 10분의 1수준에도 못 미쳐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 

문제는 극장들이 다시 운영을 중단하거나 폐관하게 되면 그 주변 상권들도 쇠락의 길로 빠질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전주 영화의 거리 극장들은 대기업 자본의 멀티플렉스 공세에 위축됐고, 원도심 상권 쇠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영화관이 밀폐·밀접·밀집의 온상으로 지목됐고, 관람객은 급감했다.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한국영화시장 극장 매출액만 보더라도 전년 대비 7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극장가 먹구름이 언제 걷힐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도 미미하기만 하다. 

조이앤시네마 정은경 대표는 “사실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건 채 100만 원도 되지 않는다”며 “영진위나 업계 쪽에서 지원받은 게 더 많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극장 규모가 있어서 소상공인 지원에서도 배제되고 있다”며 “작년에 전국 100개 사설 영화관들이 폐쇄됐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여간 코로나19에 사람들이 익숙해지면서 실내공간에서의 활동을 꺼리고 있다”며 “게다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도 커져서 스크린 영화관들이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네마타운 임학송 대표 역시 "지자체 지원은 받은 게 없다"며 "영화관 매출은 박살났는데, 매월 1000만원 이상의 고정비용이 지출돼 죽을 맛"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용도변경을 하고 싶어도 내부 수리가 필요하고,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영화관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장은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한번 문을 닫으면 다시 여는 것이 쉽지 않다. 지역의 중요한 문화 공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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