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도심 곳곳에 위치한 일방통행에 대한 역주행이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오후 찾은 전주 객리단길. 전봇대에 붙은 ‘진입금지’ 표지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택시 한 대가 도로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길을 걷던 시민들은 역주행 차량에 당황한 듯 양옆으로 피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들 역시 당황하긴 매한가지다. 다른 차들이 오거나 말거나 부득불 밀고 지나간 택시 탓에 인근 도로서는 때아닌 정체가 빚어졌다.

이 모습을 본 남모(32)씨는 “이쪽을 지나다닐 때마다 역주행하는 차들이 심심찮게 보이는 편”이라며 “초행이라 길을 잘못 드는 사례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는 빨리 지나가려고 이런 선택을 하는 것 같다, 이쪽은 가뜩이나 인도도 없어서 보행자 입장에서는 차량 두 대가 마주치기라도 하면 비켜설 공간이 마땅찮아 난감하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20여분 동안 인근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보니, 이 사이 인근을 지나던 차량 15대 가량 중 5대는 역주행 차량이었다. 길목 곳곳에는 ‘우회전 금지’, ‘일방통행’ 등 표지판도 붙어있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 않고 차를 몰았다.

같은 날 찾은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인근 일방통행로에서도 역주행을 하다 난처한 상황에 맞닥뜨리는 차량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좁은 길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차량들은 뒤늦게 들어선 주행차량이 후진한 다음에서야 제 갈 길을 갈 수 있었다.

역주행해 해당 길목에 진입한 차주는 사유를 묻자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아 일방통행로인줄 몰랐다”며 “초행길이다보니 실수했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박모(42)씨는 “근처 일방통행도로마다 이런 일은 흔하게 발생한다”며 “어쨌든 누가 지키고 서있는 것도 아니고,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역주행을 일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의 경우 카메라 등을 이용해 포착이 가능하지만, 역주행의 경우 단속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인근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 내지는 편하게, 빠르게 가려는 시민들이 역주행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속은 어렵더라도 인근에 플랜카드를 게시하는 등 시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는 한편, “객리단길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우·오수 분리사업이 완료되면 해당 길목부터 특화거리 조성에 들어가면서 노면표시나 표지판 등도 정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