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등 통신혁명은 문학에도 변혁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웹소설은 대표적인 예다. 2010년대 이전만 해도 인터넷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유통되던 웹소설은 지금은 어엿한 문예 장르의 하나로 또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물론 문예 장르로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돈이 되는 창작물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터라 작가만 해도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웹소설은 기본적으로 종이책과는 사실상 결별했다. 종이책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료 연재를 통해 판매된다. 유료 독자를 염두에 두다보니 독자의 니즈에 맞춰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거기에 웹소설은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2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따라서 작품성 보다는 상품성이 더 강조되는 게 현실이다.

웹소설의 특질은 그런 상업성에서 비롯된다. 흥미와 가독성이 맨 먼저다. 즉 재미있고 읽기 쉬워야 한다. 무협소설의 경우 어려운 한자어가 많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기몰이를 하는 웹소설들은 대부분 이를 배제하고 평이한 언어를 구사한다. 또 매 연재분의 흥미와 긴장감을 주는 것이 작품 전체적인 구성의 탄탄함보다 중요하다. 정통 소설에서는 중요한 시간이나 공간에 대한 묘사도 거의 생략된 채 대화와 행동이 주를 이룬다. 짧다는 것도 상업성과 관련이 있다. 요즘 세태에 긴 분량은 외면을 받는다. 그래서 웹소설 한편의 분량은 대략 5000자에서 6000자에 그친다. 연재 회수도 7회를 넘기지 않는다.

웹소설의 위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무려 6000억 원에 달한다는 보도다. 이는 2013년 100억 원 규모의 60배다. 관련 플랫폼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거기에 웹소설 ‘화산귀환’의 누적 매출액이 올 9월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매출 100억 원 기록한 웹소설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다수 웹소설들이 웹툰, 영화나 드라마, 오디오북 등으로 만들어지며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는 양상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지만 소설문학의 경우 강도가 세다고 볼 수 있다. 소설책의 판매는 날로 줄어든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소설의 죽음을 이야기할 정도다. 그럼에도 웹소설의 융성은 문학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고 할 것이다. 웹소설을 ‘스낵 컬처’라고 부른다. 부담 없는 가벼운 간식거리 정도의 뜻이다. 대중들이 본격 문학 보다는 흥밋거리에 경도되는 게 바람직한 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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