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대전’의 첫 번째 라운드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이낙연 후보에게 1위를 내줬지만, 두 번째 라운드인 전북에서는 1위를 다시 탈환함은 물론 누적 득표율 과반 득표를 유지하며 대세론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이재명 후보는 26일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 2만2276표를 얻어 득표율 54.55%로 1위에 올랐다. 1만5715표를 얻은 이낙연 후보는 38.48%를 기록하며 16.07%포인트의 격차로 2위에 머물렀다. 이어 추미애(5.21%), 박용진(1.25%), 김두관(0.51%) 후보 순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이낙연 후보가 신승을 거둔 광주·전남 경선에서의 득표까지 합산하면 호남 경선에서 최종적으로는 승리한 결과다.

이번 전북 경선은 야당이 연일 대장동 사업과 이재명 후보간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혹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가능성이 컸다.

당내 역시 전북 경선에 앞서 이낙연 후보가 우위라는 의견과 ‘대장동 의혹’ 이후 전북도 뒤집혔다는 의견도 공존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에도 불구하고 전날 열린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는 졌지만, 전북에서는 다시 1위를 탈환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며 그의 본선 경쟁력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대장동 논란’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여야 공방전으로 번지면서 전북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지키자’는 분위기가 광주·전남보다는 더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당 의혹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도 전국단위 지지를 받는 여권 후보인 이재명 후보에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 측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의 영향력이 광주·전남에서 확실히 있기는 했다”면서도 “후보가 직접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물론, 초점을 야권 투기 세력에 대한 문제제기나 적극적인 입법 등으로 옮긴 만큼 전북에서의 추가적인 누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로 배수진을 쳤던 이낙연 후보는 광주·전남에 이어 전북까지 쓸어담고 ‘호남 승리’를 앞세워 대반전을 노렸지만 그 여세를 몰아가지는 못하면서 수싸움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도내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낙연 후보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이슈화하며 호남 표심을 줄기차게 공략했고 전북에서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대장동 의혹 프레임이 먹히지 않은 것 같다”며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논란이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던 터였지만 대세론을 흔들지는 못하는 수준이었음을 확인한 것도 적지 않은 수확일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은 ▲제주도(10월1일) ▲부산·울산·경남(10월2일) ▲인천(10월3일) ▲ 경기도(10월9일) ▲서울(10월10일) 등으로 계획돼 있다. 민주당 2차·3차 선거인단 투표일은 각각 오는 10월3일과 10일로 3차 슈퍼위크 결과를 끝으로 대선 후보가 확정된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한편 이날 김두관 후보는 대선 경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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