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에너지원이다. 우주 물질의 75%를 차지한다니 거의 무진장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원자의 개수로는 90%에 달한다고 한다.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 것도 수소의 특성의 하나다. 수소를 처음 발견한 이는 헨리 캐빈디시인데 1776년의 일이었으니 오랜 세월 동안 인류에게는 아주 익숙한 원소라고 하겠다. 원자번호가 1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수소가 지금 세계경제의 틀을 새로 짜는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973년 미국 가스기술협회의 그레고리 박사가 ‘수소 경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게 효시이고 다시 저명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2002년 ‘수소 경제’라는 책을 냄으로써 수소 경제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리프킨은 이 책에서 2028년이면 화석연료의 시대가 끝나고 수소에너지 시대가 열린다고 전망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수소경제의 미래를 보는 눈은 대체로 낙관적인 쪽을 향하고 있다. 현재의 에너지 위기 극복은 물론 에너지 민주화와 그에 따른 세계 권력 구조의 개편까지 수소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세계 각국이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까운 일본을 위시해 미국, 독일 등 강국들이 수소산업 활성화 전략에 총력전을 펴는 양상이다. 한국 정부에서도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그린 뉴딜’추진 전략을 통해 수소경제를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전북도 수소 경제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 전주와 완주는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돼 있고 새만금을 중심으로 ‘그린 수소 생산클러스터’ 계획도 추진 중이다. 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는 이미 수소 트럭을 생산하는가 하면 전국 최대 수소충전소도 세웠다.

전북은 산업화에 뒤졌지만 수소경제에서 앞서가는 모양새다.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나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다. 그러나 울산, 창원 등 지자체간 경쟁은 불을 뿜는다.. ‘대한민국 제1 수소 도시’가 그저 희망 사항에 그칠 수도 있다. 전북도가 중심이 돼 지역정치권과 경제계, 시민사회 등이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수소 경제시대에는 무기력하고 퇴영적인 과거가 되풀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