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을 투입해 재창조된 전라감영 곳곳에 곰팡이 투성이어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신축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다급하다.

30일 오전 찾은 전주시 전동 전라감영.
정면에 위치한 선화당과 관풍각의 나무기둥 위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까만 무늬가 얼룩덜룩 덧씌워진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언뜻 1년간 관광객들의 손때가 묻은 것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가까이 가서 보자 점점이 새까만 곰팡이가 슬어있다는 점을 쉽사리 알아챌 수 있었다. 내아 등 뒤편 건물들의 경우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으나 선화당과 관풍각의 경우 곰팡이 없이 멀쩡한 나무 기둥의 모습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건물 기둥 위·아래쪽을 중심으로 이곳저곳에 새카맣게 슬어있는 곰팡이를 본 방문객들은 이따금 눈살을 찌푸리며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감영 곰팡이 현상을 본 전문가는 “사람으로 치자면 피부병에 걸린 것이다. 이 곰팡이는 복원 과정에서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목재를 사용했거나 습기로 인한 곰팡이로 감염됐을 것이라”고 관리부실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목조 건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마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습기로 인한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 차례 곰팡이가 슨 부분을 닦아내고 기름칠을 했지만, 현재 늦은 장마가 다시 찾아오면서 다시금 곰팡이가 올라온 것 같다”며 “장마가 지나고 난 뒤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다른 목재 전문가는 “목재가 유기물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추후 곰팡이를 털어내는 등 손을 보면 상태가 나아지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풍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이런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처럼 습기 찬 장마기간의 경우 비막이를 해 어느정도 습기로부터 보호하거나, 꾸준히 곰팡이를 제거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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