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고품질쌀연구실은 우리나라 국민 먹거리이자 식량안보의 핵심 작물인 ‘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고품질쌀연구실은 익산(본원)에 약 50,000㎡의 시험연구 포장과 김제, 진안 등에 현지 시험연구 포장들이 있으며, 영농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과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전북지역에 적합한 경쟁력이 있는 벼 품종 보급과 맞춤형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둘째 현재 농업 현장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농작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셋째 미래 디지털 농업의 대전환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위하여 디지털 기술의 핵심 요소인 작물의 생육단계별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영농 의사결정을 위한 알고리즘 등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 연구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업을 소개

○ 농업기술원 육성품종 보급사업

1997년부터 흑미 품종육성을 시작하여 ‘흑진주’와 ‘용금1호’의 단점을 보완한 ‘신농흑찰’을 개발하였으며 ‘신농흑찰’은 도복에 강하고 품질이 우수해 농가와 소비자가 동시에 선호하는 품종으로 2013년도에는 전국의 흑미 재배면적의 33%까지 재배되었습니다.
‘신농흑찰’은 찰벼로 밥을 지을 때 퍼짐성이 좋아 가공 및 혼반용으로 적합합니다.
이후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고 도복에 강하며 수확량이 많은 ‘신토흑미’와 구수한 향이 보완된 ‘흑향찰1호’ 등 현재까지 7개의 흑미 품종을 개발하였으며, 매년 전국적으로 600ha 이상 꾸준히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과 2020년에는 대면적으로 재배가 가능한 최고급 밥쌀용 향미 ‘십리향’과 수확량이 매우 많은 ‘다복찰’을 개발하였고 소득성이 높은 2모작 작부체계(구리+흑미)에 적합한 ‘백일흑찰’ 개발하여 전북 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밥쌀용 향미 ‘십리향’ 최고급 브랜드화. 향미는 밥을 할 때 팝콘과 같은 구수한 향이 발산되는 쌀로 중국, 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재배하고 있는 고급미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바스마티 쌀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는 향미인 도화향 쌀이 일반미 대비 2?3배가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북농업기술원에서는 향미 품종을 2010년부터 육성하기 시작하였으며 10년간의 연구 끝에 십리향을 육성하였습니다.
십리향은 쌀알이 비교적 긴 편이라 일반 밥쌀용 쌀과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밥을 지을 때 향기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밥맛이 뛰어나며 복백이 없어 쌀이 투명하고 맑습니다. 재배할 때는 키가 크지 않아 강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흰잎마름병과 줄무늬잎마름병 등 병해충에도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으로 현재 전라북도 광역브랜드인 ‘예담채 십리향미’의 원료곡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마이쉐프에서는 십리향을 활용한 밀키트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십리향을 홍콩 등에 시범 수출하여 시장성 평가를 추진하는 등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수확량이 월등히 높은 다수성 찰벼 ‘다복찰’ 보급. 찰벼는 밥쌀용 쌀을 제외한 특수미 중 생산 및 소비량이 가장 많으며 쌀가공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소비량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전북은 찰벼의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의 주력품종은 ‘동진찰벼’로 전북 찰벼 재배면적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쌀알이 크고 품질이 우수한 다수성 찰벼 ‘다복찰’을 개발하였습니다.
2021년에는 시·군 농업기술센터 및 도내 업체와 연계하여 채종포를 조성하고 2025년까지 7,000ha 이상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다복찰’은 수확량이 높고 품질이 우수해 전북 찰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소득 2모작 작부체계에 적합한 ‘백일흑찰’ 보급. 흑미는 고온기에 등숙하는 1모작 재배보다 밤낮 기온차가 큰 시기에 등숙하는 2모작 재배가 품질이 우수합니다. 벼 2모작 재배는 맥류나 채소를 수확하고 이앙해야 하기 때문에 1모작보다 이앙시기가 10∼30일 정도 늦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2모작용 흑미는 늦게 이앙해도 생육기간이 짧아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는 조생종이 적합합니다.

 ○ 생산비 절감을 위한 벼 재배기술 연구
 
-‘벼 드문모심기’ 재배기술 체계 확립. ‘벼 드문모심기’란 벼 모내기에 필요한 모기르는 상자 수(모판)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벼 재배 기술입니다.
기존에 10a(300평) 당 모판을 22∼30장이 쓰였다면 드문모심기를 적용한다면 10장 내외의 상자만 있으면 됩니다. 드문모심기 기술은 볍씨 파종량을 상자당 300g 이상으로 늘리고 평당 이앙 포기 수와 심는 모의 수를 5개 내외로 줄여 필요한 모판의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농가는 육묘와 운반에 드는 노동력과 농자재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추가적으로 벼의 쓰러짐과 병해충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노동력과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재배기술입니다.
 
○ 드론활용 첨단 농작업 플랫폼 구축
-‘드론’ 활용 농작업 고도화 기술 개발. 전라북도 농업용드론은 2015년을 기점으로 2018년 86대에서 2020년 458대로 보급대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업현장에서 농업용드론의 이용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기존의 농작업 방법에 비해 시간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품질쌀연구실에서는 농업용드론 기반의 농작업 플랫폼 개발을 통한 농작업 고도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농업용드론은 농작업 중 방제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이용률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업용 방제 드론에 탑재되는 노즐과 분무시스템에는 기존 동력분부기용 분무 노즐이나 무인헬기용 노즐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농업용드론의 방제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추력의 유동형태와 하향풍 유동특성 등에 적합한 분무시스템과 비산특성, 약액 부착률 및 정밀방제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노즐이 개발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농업용 드론을 활용한 직파 재배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면적에서 드론을 활용한 직파재배는 모를 논에 심는 이앙재배에 비해 육묘 노력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업기술원을 비롯한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 농업기술 실용화 재단 등 국가 연구기관 및 대학이 참여해 대규모 연구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드론 정밀 파종 기계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영상 데이터 기반의 첨단 디지털농업 실현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기술을 농업·농촌분야에 접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농업인의 경험에 의한 영농관리 모델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의한 예측으로 의사결정을 하며 나아가서 학습데이터 기반의 농작업 정밀 제어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AI, 디지털트윈, 로봇 등의 모델을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농업의 진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많은 데이터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원격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여 원거리 센싱을 통한 환경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육단계별 시계열 이미지 DB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상정보 수집 데이터와 연계하여 농장단위별 생산량, 병해충 발생 가능성, 관개 등의 예측 모델 개발과 예측모델과 딥러닝을 기반으로 의사결정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농작물 육종, 재배 관련 전문가는 많은 반면 디지털 농업 실현을 위한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로봇 등의 공학 전문가가 부족하여 융복합의 가치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 혁신농업의 선도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공학 부분의 우수한 인재들을 충원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어려운 와중에 보람있었던 점이 있다면

오랜 기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육성된 품종들이 농가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였을 때 보람을 느꼈는데, 신농흑찰과 신토흑미, 흑향찰1호는 재배하는 농가와 흑미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이 좋아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최근에 육성되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십리향은 전라북도 광역브랜드의 원료곡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타도의 일반 밥쌀과 차별화하기 위해 육성된 밥쌀용 향미 품종입니다.
현재 고시히까리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광역 브랜드인 예담채 십리향미가 최고급 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연구사업이 농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요

전북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품종들이 농가에 확대 보급되고 있으며, 십리향의 경우 일본품종인 고시히까리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할 경우 재배농가의 소득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복찰은 동진찰벼보다 쌀수량이 18% 정도 높은 신품종으로 전북지역에 재배되는 동진찰벼를 대체할 경우 년간 200억 이상 농가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농업기술원은 전북 벼 재배면적의 35%까지 자체 육성한 벼 품종을 확대 보급해 나갈 계획이며, 목표한 대로 농가에 보급될 경우 재배농가 조수입 총액은 년간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가

현재 우리 농업과 농촌이 직면한 문제에는 급격한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 이에 따른 인력난과 고된 농작업의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9년 농림어업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영주 농가 중 70세 이상이 45.8%를 차지했으며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46.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고령인구비율(14.9%)의 3배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벼농사가 유지돼온 것은 다른 농사에 비하여 약 97% 이상의 높은 농작업 기계화율의 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농가 인구가 초고령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이마저도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고 농업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기후변화 가속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지만 여전히 우리의 농업과 농촌은 더욱 어려운 실정해 처해있습니다.
다행히 위기의 벼농사에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스마트한 농법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된 새로운 형태의 농작업 플랫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농업은 단순 농지면적당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농업은 환경·인력수급 등의 문제가 야기되어 실제 투입되는 인력·비료·농약 등의 절감을 통한 간편하고 경제적인 농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에 고품질쌀연구실은 벼농사의 인력 및 농자재 투입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드론, 로봇 등 새로운 농작업 플랫폼 개발과 작물 및 환경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모델을 활용한 재배기술 개발에 많은 연구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입니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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