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나 자녀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혼자 사는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전북에만 8만7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 기준 전북 전체 75만6000 가구의 11.5%에 달하는 수치로 전체 일반가구에서 고령자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전남의 13.8%, 그리고 경북 의 11.7% 다음인 전국 3번째였다.

특히 고창, 순창, 진안 등 3개 군의 홀로사는 노인인구 비중은 20%가 넘었다. 5가구 중 1가구는 65세 이상 노인이 혼자 거주하는 집이란 의미다. 고령인구 급증에 따른 대책마련이 이미 국가적인 과제가 됐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독거노인에 대한 보다 세심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핵가족화가 일반화 되며 1인 가구 급증이 자연스런 사회현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지만 비수도권, 그중에서도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가족도 없이 혼자 살아가는 노인이 늘고 있다는 건 또 다른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령의 삶은 신체적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을 시작으로 빈곤으로 인한 생활고, 외로움으로 인한 고독감,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정서불안이 가져올 수 있는 극도의 위기감과 상실감 등은 자기학대는 물론 극단적인 선택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은 세계최고인데 한국의 노인자살률은 세계1위였다. 노인빈곤율도 지난 2018년 기준 43.4%로, OECD 평균(14.8%)의 3배에 달하는 1위였다. 최근 통계청은 2021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통해 55세~79세 고령층 1천476만6천명가운데 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고령층이 약 762만5천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연금수령자들의 소득대체율도 평균 20%에 불과했다. 많은 국민들이 안정된 노후의 삶을 기대하지만 최저생계조차 유지할 수 없어 죽을 때 까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현실인 것이다.

노인복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지만 세계 주요국에 비해선 여전히 열악하다. 지금 당장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은 없는지부터 둘러봐야 한다. 평생을 가족과 국가를 위해 일해 온 그들의 마무리가 빈곤과 질병과 고독사로 이어지도록 해선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고령화대책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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