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한정 전북대 약학대학 학장

전혀 예측하지 못한 괴물 같은 COVID-19가 우한에서 시작되면서 남의 일 같았던 감염병이 세상을 뒤바꾸어 놓았다. 반세기에 걸쳐왔던 박카스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제약회사가 이제는 화이자, 얀센과 경쟁하러 국민의 지지와 국가적 투자를 기반으로 뛰어가고 있다. 이제 그 오랜 기간 동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던 BT, 생명과학이 “신약”을 할 만큼 성장한 것으로 단언할 수 있다. 이번 정권도 정말 많은 지원을 하였다.
  
올해 2월 MIT에서 2021년 10대 혁신기술을 발표한 것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 위기가 기회를 이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주류에 들지 못하였던 mRNA 백신(Messenger RNA vaccines)기술, IT 기술발전으로 얼마든지 가능했으나 시스템과 제도의 미비로 어려웠던 원격의 시대(remote everything)기술,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여 기술개발이 된 “디지털 접촉 추적(Digital contact tracing) 기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mRNA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상의 고유 배열의 mRNA를 접종 시, COVID-19 유발 바이러스 표면에 보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라고 부르는 무해한 조각을 만들게 된다. 이는 COVID-19 자연 감염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면역 반응을 일으켜 우리 몸에 항체를 만들게 된다. 기술면에서 mRNA를 오랜 시간동안 영하의 온도, 때에 따라서 ?70도의 온도에서 보관하는 기술 및 가급적 안정화시키는 기술이 요구되었을 것이며 접종 시 면역반응의 세심한 생명과학 및 의학적 기술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이제는 각국의 생명과학기술이 그 나라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국익을 실현하는 기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뒤늦었지만 우리정부도 mRNA백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우리 기업이 세계의 대열에 합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우수한 우리나라 공보험의 영역에 있던 국민들이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 진료와 치료에 있어 어려움이 계속 보고되었다. 사보험으로 운영되는 의료보험체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나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국가, 혹은 의사소통이 언어적인 문제로 원활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 재외국민의 경우 코로나 이슈로 귀국도 원활하지 않자 인하대병원 국제진료센터의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원격진료를 통하여 희귀질환의 고통을 해결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교육을 첫 번째 덕목으로 가정을 구성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특히 COVID-19로 인하여 등교할 수 없는 국가적 혼란에서 비대면 교육을 가능케 한 것이 MIT에서 선정한 ”원격의 시대“기술이라고 하겠다.

또한 아직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디지털 접촉추적“기술이 있다. COVID-19 초기에 이 기술이 소개되었을 때 세상은 집중했지만 크게 활용은 안 되었다.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필자도 지켜보았지만 이보다는 더 익숙한 핸드폰 인증 및 수기작성으로 공공장소 출입 등을 관리하는 정도에서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였다. 하지만 이 기술은 COVID-19로 인하여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여 제시된 기술로 향후 새로운 변이확산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감염병 이슈가 필요에 의한 수요를 만들었고 기존에 준비되었던 생명과학은 이에 반응하여 mRNA백신으로 화답했으며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왔던 IT 기술은 순식간에 세상을 remote(원격)세상으로 만들어 만나지 않고도 별문제가 없는 결과로 보답하였다. BT와 IT기술이 각각 자기 역할을 함으로써 세상 진보 단계에서 하나의 변곡점을 넘은 것으로 이제 우리 앞에 무엇이 또 남아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만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시대에서 BT관점에서는 맞춤의학의 시대로 더 빨리 진행될 것이다. 백신의 특성에 따라 연령대에 최적의 백신을 구별하여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맞춤의학의 기초가 된 듯하다. 연령대의 차이를 넘어서 개별 유전자와 생활습관 기반하에 맞춤약물선택의 시대가 우리 시대에 정말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에게 최적의 백신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선택된 최적의 백신의 기준도 피접종자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우면서 문턱이 낮은 맞춤의료의 시대가 내일쯤 열릴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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