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관계복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장의 현안은 한국의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협조와 민생지원에 맞춰질 것이란 청와대입장이 나왔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 간에 코로나 문제가 가장 현안인 것은 틀림없다"며 "방역협력 등 논의를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주제"라고 밝혔다. 통신선 복원에 대해 ‘가장 낮은 단계의 출발’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박 수석은 그러나 남북관계 회복의 최종 목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도달과 북한의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사태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남북한 통신선을 끊은 북한이 1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복구에 합의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게 사실이다. ‘대선을 앞둔 이벤트’ ‘전화선 하나 연결된 것을 놓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식량과 백신이 필요한 북한과 선거 앞둔 남한의 이해관계가 합을 이룬 것’이란 등의 비판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남북관계를 정치적이해 관계에 따라 들었다 놨다하는 북한에 더 이상 끌려 다녀선 안 된다는 강력한 주문으로 요약된다.

지난 4월 이후 남북정상이 10여 차례 이상 친서를 주고받은 끝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미국무부도 27일(현지시간) "남북 통신선 복구 발표를 환영 한다"며 "외교와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이 대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에 얼었던 남북관계에 해빙모드가 조성되기 시작한 만큼 북미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에게 충격을 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해수부 공무원 피격 등 북한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필요한 부분은 물론 여전하다. 하지만 북한과 전화선 하나 복원하는 문제를 놓고도 수뇌부가 공을 들여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어갈 수 있는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할 만큼 가능성을 여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북한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국이 내밀은 손을 전략적으로 잡았다 해도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회복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제자리걸음 이제 그만해야 한다. 북한의 진정한 태도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첫 걸음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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